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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의대서 증원 신청받고 실사…지역의대 신설도 검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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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지역 및 필수의료 혁신 이행을 위한 추진계획’ 관련 브리핑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을 증원하되, 대학의 사정에 따라서는 2026학년도 이후 단계적으로 정원을 늘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지역 및 필수의료 혁신 이행을 위한 추진계획’ 관련 브리핑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을 증원하되, 대학의 사정에 따라서는 2026학년도 이후 단계적으로 정원을 늘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앞으로 4주간 각 의과대학의 증원 수요를 신청받고 교육 역량을 실사·점검하기로 했다. 의대 증원 규모는 내년 상반기까지 확정한다. 의대 신설도 검토한다.

26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 같은 내용의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조 장관은 “의사 인력 확대는 인구 초고령화에 대비하고 의료 수급을 안정화하기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전국 40곳 의대의 입학 정원은 2000년 의약 분업 이후 정원의 10%인 351명을 감축한 상태다. 이후 2006년부터 현재까지 18년째 3058명으로 동결 중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의료 수요가 많아지면서 2035년께 의사 부족분은 9654명(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1만650명(한국개발연구원 권정현), 1만816명(서울대 홍윤철) 등으로 추산되고 있다.

복지부는 “대학교의 교원과 시설 등 현재 교육 역량과 향후 투자 계획을 조사할 것”이라며 “각 대학은 내부 협의를 통해 증원 수요를 작성해 대학 본부를 통해 회신한다”고 밝혔다. 복지부·교육부 등이 꾸린 의학교육점검반이 다음 달 중 이 서류를 검토한 뒤 별도로 현장 실사에 나선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이런 과정이 4주간 진행된다. 이후 복지부가 증원 수요와 수용 역량, 지역 인프라 연계 가능성 등을 평가해 점검 결과 보고서를 만들고 내년 상반기까지 대학별 정원을 확정한다. 정원 확정 시기에 대해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확정적으로 언제까지 하겠다 말하긴 어렵다”며 “최대한 속도감 있게 진행해 신속히 발표하겠다”고만 답했다.

대학에 증원 여력이 있는 경우 2025학년도 정원에 우선 고려한다. 증원 수요는 있으나 추가적인 교육 역량을 확보해야 하는 경우 대학의 투자 계획 이행 여부를 확인해 2026학년도 이후 단계적으로 증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의대 신설에 대해서도 “지속해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재 의대 신설을 원하는 대학은 11곳에 달한다.

이날 정부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조 장관은 앞서 국감에서 “의대 1곳당 학생 정원이 최소 80명 이상은 돼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조규홍 장관은 브리핑에서 “소규모 의대도 정원 확대 규모는 정해진 바 없다”며 “수용 능력, 교육 역량과 수요, 지역 인프라 연계 가능성 등 다양한 요소를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역의사제 도입에 대해선 “장단점이 있어 검토 중”이라고만 짧게 밝혔다. 보상 강화와 의료 소송 부담 완화 등의 정책도 패키지로 함께 추진한다.

조규홍 장관은 “의료현안협의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등 논의를 통해 의료계와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의대 정원 확대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며 “의료계에서도 정부와 함께 열린 마음으로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발표해 “의대 정원 수요조사는 이해 상충에 따라 왜곡된 조사로 전락하게 될 우려가 있다”며 “의과대학과 부속병원, 지자체와 지역 정치인 등 의대 정원 확대를 마냥 바라는 대상의 희망만으로 결과가 도출된다면 조사의 객관성이 상실되고 과학적인 근거 분석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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