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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Food] 10명 중 6명만 “올해 김장 하겠다, ”김포족 절반 이상 “포장김치 구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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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글지글클럽과 함께 성인 남녀 587명에게 ‘김장 트렌드’ 설문조사

“겨울을 준비하는 대가족 행사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기분을 내는 시간과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세계김치연구소 실용화기술연구단 박성희 선임연구원(박사)은 최근의 김장 트렌드를 이렇게 정의했다. 실제로는 어떨까. 김장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중앙일보 쿠킹팀이 지난 13일부터 6일 동안 식문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지글지글클럽’과 함께 김장에 대한 생각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전국의 성인 남녀 587명이 참여했다.

월동 준비의 첫걸음으로 여겨졌던 ‘김장’은 이제 선택이 됐다. 실제로 ‘올해 김장을 하겠다’고 답한 사람은 60.6%다. 지난 2년 간 김장을 한 적이 있는지를 묻는 말엔 66.8%가 있다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6.2%가 줄어든 셈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2년 동안은 김장했지만, 올해는 하지 않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10.4%, 반대로 ‘지난 2년 동안은 김장을 안 했지만 올해는 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4%였다. 가족 구성원 수에 따라 5인 가구 이상(82.6%), 4인 가구(66.5%), 3인 가구(64%), 2인 가구(55.1%), 1인 가구(37.8%) 순으로 가족 수가 적을수록 김장하는 비율이 낮아졌다. 1인 가구 증가로 앞으로도 김장의 수요는 더욱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앞으로 김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 같은지에 대한 질문에서 66.1%가 점점 축소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현재와 비슷할 것이다(22.8%)’와 ‘점점 확대될 것이다(11.1%)’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김장하는 이유도 물었다. ‘믿을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서(30.3%)’와 ‘맛있어서(26.4%)’가 1·2위를 차지했다. ‘매년 하는 가족행사라서(25.8%)’와 ‘경제적이어서(7.6%)’, ‘위생적이어서(7.6%)’가 그 뒤를 이었다. 재료의 중요성은 김장 재료 구매 시에도 엿볼 수 있는데, 김장 재료 구매 시 가장 중요한 것으로 ‘품질(50%)’과 ‘원산지(37.9%)’를 꼽았다.

김장 규모 소·중용량 선호

김장 규모는 소·중용량을 선호하는 비율이 눈에 띄었다. 김장하겠다는 사람 중 44.1%가 ‘20kg 이하’를 골랐다. 특히 이 중 ‘5kg 이하(신선배추 1~2포기)’가 25.3%나 됐다. 김장 예산은 31만원 이상(31.5%), 26~30만원(21.9%), 16~20만원(14.9%), 21~25만원(14.3%) 순이었다. 지난해보다 김장 비용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지에 대한 질문에 71.1%가 ‘부담을 느낀다’고 밝혔다. ‘작년과 비슷하다(25%)’와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3.9%)’의 합보다도 2.5배 정도 높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 10월 24일 기준)에 따르면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와 무는 비교적 안정적인 추세를 보이지만, 생강과 쪽파는 각각 지난해와 비교해 68.6%, 20.1% 오르는 등 부재료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김장 재료는 어디서 구매할까. 전통시장에서 구매한다는 사람(49.7%)이 가장 많았다. 다음은 대형마트(18.5%)·산지 직거래(18.5%)가 뒤를 이었다. 다만 온라인 장보기는 5.9%에 불과했다. 편리함을 내세운 온라인 장보기가 익숙해졌지만, 김장 재료만큼은 직접 품질을 확인하고 가격을 비교하며 구매하고 싶은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2년 한국물가협회에서 제시한 4인 가족 평균 김장 비용을 보면 재래시장이 평균 36만450원으로 47만3090원인 대형마트보다 23.8% 저렴했다.

김장 방식에서는 간편함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였다.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절인 배추나 소를 사서 김장하겠다(47.5%)고 답했다. 특히 이 중 10%는 절임배추와 소를 모두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박성희 선임연구원은 “절임배추를 구매하는 사람도 많고, 특히 요즘은 김치 양념을 구매해 기호에 따라 재료나 양념을 더 하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장 시즌엔 양념도 인기다. 대상 홍보팀 이석호 차장은 “매년 김장철에 공식 온라인몰 정원e샵에서 종가 김장대전을 진행하고 있다”며 “대용량 김장 김치는 물론 직접 김장을 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김장 양념도 판매하는데, 매년 많은 소비자가 찾고 있다”고 말했다.

힘들고 식구 수 적어서 김장 포기

‘김포족’, 즉 김장을 포기하겠다는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39.4%를 차지했다. 그 이유로는 ‘힘들어서(32.9%)’가 가장 많았고 ‘식구 수가 적어서(19.9%)’, ‘비용이 부담돼서(14.3%)’, ‘하는 법을 몰라서(12.1%)’, ‘먹는 식구가 없어서(6.5%)’, ‘시간이 없어서(4.8%)’, ‘보관이 어려워서(3.5%)’, ‘일손이 부족해서(2.2%)’ 등이 뒤를 이었다. 박성희 선임연구원은 “김치를 담글 수 있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다 집밥을 먹는 횟수가 낮아지며 김치 소비 빈도가 줄다 보니 김치를 담그는 인구가 감소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50대에서 포장김치 구매 응답 가장 높아

그렇다면 ‘김포족’은 어떻게 김치를 구할까. 절반 이상은 ‘포장김치를 구매하겠다(52.8%)’고 답했다. 이어 ‘부모님·친척 등 지인에게 받겠다(36.1%)’, ‘식당이나 반찬가게 등을 이용하겠다(8.8%)’ 순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포장김치를 구매하겠다는 응답자의 연령대다. 김장에 익숙한 50대(23%)에서 포장김치를 구매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20.5%), 20대(18.3%), 40대(18%), 60세 이상(16.7%) 순이었다. 소비자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포장김치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국내 포장김치 시장에서 약 40% 이상 점유율(2022년 기준)을 차지하며 1위를 지키고 있는 종가의 2022년 기준 매출액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했다. 시장이 커지자 브랜드와 특급호텔들도 프리미엄을 내세우며 포장김치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워커힐(수펙스김치)과 조선호텔에 이어 롯데호텔도 지난 8월 포장김치를 출시했다.

그렇다면 가장 인기 있는 포장김치 브랜드는 뭘까. 1위는 종가(37.7%)가 차지했다. 이어 비비고(20.2%), 조선호텔(14%), 농협(7%), 홍진경더김치(4.4%), 도미솔·아워홈(각 2.6%씩), 풀무원(1.8%) 순이었다. 포장김치 시장에서는 확실히 소·중용량 제품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졌다. 4~5kg을 택한 응답자(35.3%)가 가장 많았고, 이어 3kg 이하(25.6%), 6~10kg(24.1%) 순이었다. 11kg 이상 대용량을 구매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15%에 불과했다. 이러한 추세는 구매 빈도에서도 알 수 있다. 연 3~4회 구매한다(42.1%)에 이어, 월 1~2회(36.1%), 연 1~2회(12.8%), 월 3~4회(6%), 주 1~2회(2.3%)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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