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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작별한 억새평원, ‘강남순’ 말달린 몽골 국립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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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GO 로케] 주말 인기 드라마 촬영지

주말 저녁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드라마 ‘연인(MBC)’과 ‘힘쎈여자 강남순(JTBC)’은 공간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다. 사극 ‘연인’은 한국을 대표하는 명승을 두루 보여주고, ‘힘쎈여자 강남순’은 현대 서울의 여러 핫플레이스를 경쾌한 터치로 담아낸다.

황매산 언덕, RM의 뮤비 장소로 유명

‘연인’의 무대가 된 황매산 억새평원. 11월 중순까지 억새 절경을 볼 수 있다. [연합뉴스]

‘연인’의 무대가 된 황매산 억새평원. 11월 중순까지 억새 절경을 볼 수 있다. [연합뉴스]

‘연인’은 병자호란 배경의 사극이다. 그 흔한 왕실 러브 스토리가 아니라, 전란 속 엇갈린 인연과 민초의 애환에 초점을 맞췄다. 하여 왕궁보다 궁궐 밖 자연이 더 자주 보인다.

전쟁 뒤 청나라로 떠나는 이장현(남궁민)과 그를 배웅하는 유길채(안은진). 두 사람의 애틋한 작별을 담았던 고갯길은 경남 황매산(1113m)에 있다. 황매산 정상부의 억새평원으로, 이맘때 정취가 특히 눈부시다. 1113m에 이르는 높은 산이지만, 8부 능선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다.

억새와 홀로 선 나무가 조화를 이루는 일명 ‘황매산 별빛언덕’은 방탄소년단(BTS) 팬에게도 유명하다. 지난해 RM의 ‘들꽃놀이’ 뮤직비디오를 이곳에서 촬영했다. 마침 29일까지 ‘억새 축제’도 이어진다. 황매산 군립공원 관계자는 “11월 중순까지 억새 장관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무등산 편백숲. [사진 무등산국립공원]

무등산 편백숲. [사진 무등산국립공원]

이장현이 오랑캐와 ‘17대 1’의 사투를 벌였던 숲은 무등산(1187m)에 있다. 무등산 증심사에서 15분가량 걸어 들어가면 ‘연인’에서의 그 울창한 편백숲이 나온다. 장대 같은 편백이 사방으로 쭉쭉 뻗어있어 ‘사진발’도 잘 받는다.

‘연인’의 입맞춤 장소는 고창 청보리밭. [사진 MBC]

‘연인’의 입맞춤 장소는 고창 청보리밭. [사진 MBC]

포스터에도 사용한 명장면 하나. 장현과 길채의 키스신은 고창 청보리밭(학원농장)에서 촬영했다. ‘연인’에는 봄날의 청보리밭이 담겼지만, 현재는 하얀 메밀꽃이 멋을 부리는 시기다. 진영호(73) 학원농장 대표는 “이번 주 보리 파종을 시작했다”면서 “내년 4월이면 눈부신 청보리를 다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순이 손도장 찍은 한류스타 거리

‘힘쎈여자 강남순’ 속 몽골 초원. [사진 JTBC]

‘힘쎈여자 강남순’ 속 몽골 초원. [사진 JTBC]

‘힘쎈여자 강남순’(JTBC)은 괴력을 타고난 주인공 강남순(이유미)의 기상천외한 활약상을 그린다. 국제 미아가 돼 몽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그래서 한국이 낯설다는 설정 덕에 강남순의 좌충우돌 서울살이를 엿보는 재미도 있다.

강남순이 찾았던 강남 한류스타거리. [사진 JTBC]

강남순이 찾았던 강남 한류스타거리. [사진 JTBC]

한류 드라마와 K팝을 보고 들으며 자란 강남순은 한국 땅을 밟자마자, 강남 일대부터 휘젓고 다닌다. 강남역과 압구정 로데오 거리 등이다. 강남순이 손도장을 찍고 간 강남 한류스타 거리(갤러리아 백화점 앞)는 ‘K Star Road’라는 이름으로 해외에 꽤 알려져 있다. 강남구가 10년 전 SM·JYP·큐브 등 유명 기획사가 자리 잡은 청담·압구정 일대를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들자”며 조성한 거리다. 지금은 기획사 대부분이 동네를 떠났지만, 요즘도 성지 순례하는 외국인을 만날 수 있다. 인도를 따라 방탄소년단·소녀시대 등 아이돌을 형상화한 조형물 ‘강남돌’이 줄지어 서 있다.

동작대교·방화대교·여의도물빛무대 등 한강 명소도 여럿 등장한다. 월세 사기를 당해 길바닥에 나앉게 된 강남순이 주특기를 살려 게르를 지은 땅도 잠원 한강공원이었다.

참고로 극 초반의 몽골 풍경은 CG가 아니다.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50㎞가량 거리에 있는 테를지 국립공원에서 너른 초원과 투울강 등을 담았다. 몽골은 지난해 6월부터 한국인의 무비자 여행(3개월까지)을 허용하면서 여행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JTBC 예능 ‘택배는 몽골몽골’도 고비사막·투브아이막 등의 명소를 무대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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