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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분기 GDP 증가율 4.9%…4분기 성장세가 관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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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올 3분기(7~9월) 미국 경제가 예상대로 탄탄한 모습을 보였다. 26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4.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분기(2.1%)보다 높은 수치일 뿐 아니라 2021년 4분기(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앞서 경제학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정책 영향으로 올여름 경제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불과 몇 달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성장세가 훨씬 견조하다”고 분석했다. 성장세를 이끈 건 탄탄한 소비다. 최근 시장이 경제성장률 전망을 4~5%대로 상향 조정한 것도 9월 소비‧고용 지표가 예상외로 호조세를 보인 영향이다. 미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른다. 로이터통신은 "강력한 노동 시장은 가계 구매력을 높여 소비 지출을 뒷받침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장세가 연말까지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4분기에도 견조한 성장세가 계속될 경우 Fed가 추가 긴축 카드를 꺼내들 수 있어서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19일 “지속적으로 추세를 넘는 성장세를 보이거나 노동시장이 더 이상 냉각되지 않는다는 추가적인 증거가 나타날 경우 인플레이션이 더 심화할 수 있고 추가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월가에선 4분기 경기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금리‧고물가로 인해 가계 가처분소득이 줄어들어 점차 소비가 위축될 수 있고, 최근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해 가계와 기업에 부담을 안기고 있어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사태, 미 정부 셧다운 가능성 등도 추후 경제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변수다. 조셉 라보르냐 SMBC닛코증권 이코노미스트는 “GDP는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말해주지 않는다”며 “진짜 문제는 다음 단계”라고 경계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글로벌은 4분기 GDP 증가율을 1.7%로 내다보고 있다.

Fed 역시 4분기 경제를 둘러싼 변수를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파월 의장 등 Fed 인사들은 다음 달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한 상태다. Fed 입장에선 물가상승률이 2%대로 둔화하면서도 경제 회복력은 유지되는 상황이 최선의 시나리오다. 퀸시 크로스비 LPL파이낸셜 수석 전략가는 “Fed는 노동시장 호조를 유지하면서 경기 둔화를 이끌어내려 하지만 이는 역사적으로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27일에는 Fed가 가장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9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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