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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덕에 'D램 3강’ 첫 흑자전환…“키옥시아 합병 동의 안 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에도 2조원 가까운 영업적자를 내며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마진이 높은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늘면서 D램 사업은 2개 분기 만에 흑자를 냈다.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을 포함한 ‘D램 3강’ 가운데 첫 흑자 전환이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인공지능(AI)용 초고성능 D램 'HBM3E'.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인공지능(AI)용 초고성능 D램 'HBM3E'. 사진 SK하이닉스

3분기 D램 흑자…‘D램 3강’ 중 유일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매출 9조662억원, 영업적자 1조7920억원(연결 기준)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17.5% 줄고, 영업손익은 적자 전환이다. 하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4% 증가하고, 영업손실도 1조원 이상 감소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DDR5 등 차세대 D램 매출이 늘어나면서 실적이 호전됐다. SK하이닉스 측은 “고성능 메모리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 1분기를 저점으로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며 “무엇보다 D램이 2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한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감산 효과도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D램 평균 판매가격(ASP)이 올라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D램은 2분기 대비 출하량이 약 20% 늘었고, ASP도 약 10% 상승했다.

내년 차세대 HBM 이미 ‘솔드아웃’

특히 HBM은 인공지능(AI)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효자 상품으로 부상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5년간 AI 서버 시장은 연평균 40%, HBM은 연평균 60~8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HBM3(4세대)뿐 아니라 HBM3E(5세대)까지 솔드아웃(매진)됐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 이천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 SK하이닉스

문제는 낸드플래시다. 고용량 모바일 제품과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중심으로 출하량이 늘었지만 업황이 살아나지 않고 있어서다.

HBM 투자 늘릴 것…“키옥시아 합병 동의 안해”

SK하이닉스는 향후 HBM과 DDR5, LPDDR5 등 고부가 제품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D램 10나노 4세대(1a)와 5세대(1b) 중심으로 공정을 전환하고, HBM과 TSV(실리콘관통전극) 투자를 확대한다. TSV는 D램 칩에 수천 개의 작은 구멍을 뚫어 위아래 구멍을 전극으로 연결하는 첨단 패키징 기술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HBM, DDR5 등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이라며 “고성능 프리미엄 메모리 1등 공급자로서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날 세계 2, 4위 낸드 업체인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합병에 대해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다만 그 이유에 대해선 “당사가 키옥시아에 투자한 자산 가치를 고려한 결과”라며 “비밀유지 계약으로 인해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 등이 이끄는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약 4조원을 투자해 키옥시아 지분 15%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HBM3 독과점에 이어 HBM3E에서도 경쟁적 우위를 지키고 경쟁사들을 앞서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반도체 업황에 대해선 “메모리 시장이 올 2분기부터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반도체 기업들이 감산 기조를 바꿀 경우 내년 중순부터는 다시 업황이 둔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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