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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조가 있는 아침

(198) 낙화(落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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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낙화(落花)
천옥희(1951∼)

한 잎씩 지고 있네
뒤따라 지고 있네

사르르 꽃잎 한 장
엽서로 산을 넘네

하늘빛
고운 날이면
이별도 눈부셔라
-한국현대시조대사전

광화문에서 시를 노래하다

만산홍엽(滿山紅葉)이라더니 천하가 가을빛으로 물들고 있다. 시인은 떨어진 꽃잎 하나가 엽서가 되어 산을 넘는 것으로 보았다. 그 엽서에는 한 계절과의 별사(別辭)가 씌어 있을까. 얼마나 하늘이 고우면 이별마저 눈부실까?

김봉군 문학평론가는 천옥희의 시조를 “그리움의 정서, 만남의 지향성, 절제된 형식미, 이미지의 형상성과 율격의 어울림으로 우리의 감성을 가만가만 일깨운다”고 평했다.

이 눈부신 가을, 11월 1일은 제37회 시의 날이다. 이날 오후 3시 반, 광화문 충무공 동상 옆 특설무대에서는 시민과 함께 하는 시낭송회가 열린다. 시인들과 배우들 그리고 시낭송가들이 시를 낭송하는 시의 축제가 올가을을 더욱 아름답게 물들일 것이다. 우리 곁에는 시가 있다.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