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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발차기’ 주정훈 항저우 APG 금메달 "다음 목표는 파리패럴림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태권도 금메달을 따낸 뒤 시상식에서 깨무는 주정훈.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태권도 금메달을 따낸 뒤 시상식에서 깨무는 주정훈.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한국 장애인 태권도의 희망 주정훈(29·SK에코플랜트)이 금빛 발차기로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주정훈은 25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궈리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아장애인경기대회(APG) 남자 K44 겨루기 80㎏ 이하급 결승에서 알리레자 바흐트(이란)를 15-13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태권도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주정훈은 초대 챔피언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주정훈은 카자흐스탄 선수들을 연이어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세계 랭킹 16위 자보라트 카지예프와의 8강전에선 초반 왼발등으로 상대 오른쪽 몸통을 때리는 공격으로 선제 점수를 올린 뒤 이를 끝까지 지켜 2-0 신승했다.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태권도 금메달을 따낸 뒤 김예선 감독(왼쪽)과 김기호 트레이너에게 절하는 주정훈.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태권도 금메달을 따낸 뒤 김예선 감독(왼쪽)과 김기호 트레이너에게 절하는 주정훈.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경기 초반 회전 발차기로 연속 5점을 따낸 주정훈은 상대와의 거리를 조정하면서 달려드는 알리레자의 발차기를 받아찼다. 6-2로 앞선 경기 중반엔 오른 다리를 상대 무릎에 부딪혀 주저앉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전열을 가다듬은 뒤 파상공세로 점수를 주고받고 나서 오른발로 정확히 상대 몸통을 가격해 앞서갔다. 경기 종료 1분을 남겨두고 난타전을 펼친 끝에 2점 차 승리를 거둔 주정훈은 헤드기어를 벗어 던지며 기쁨을 만끽했다.

주정훈은 2살 때 오른손 절단 장애를 입었다. 비장애인 태권도 선수로 활동하던 그는 고등학교 때 도복을 벗었다. 그러나 2020 도쿄패럴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걸 계기로 2018년 장애인 체육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패럴림픽 75㎏급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올해 6월엔 세계파라 태권도 그랑프리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APG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다.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태권도 금메달을 따낸 주정훈.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태권도 금메달을 따낸 주정훈.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주정훈은 경기 뒤 "무릎에 큰 부상이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시합에 들어가니까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힘이 센 상대를 만나 고전했지만 상대 실수를 이용해 이길 수 있었다. 내년까지 열심히 달려서 파리패럴림픽에서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겠다"고 말했다.

김예선 태권도 대표팀 감독은 "기량은 원래 뛰어난 선수라 대화를 통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종주국에서 첫 금메달을 따내 의미가 더 깊다. 주정훈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우승자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4위에 오른 태권도 국가대표 김태훈.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4위에 오른 태권도 국가대표 김태훈.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80㎏ 이상급에 출전한 김태훈(25·SK에코플랜트)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우즈베키스탄 아사드벡 안바로프에 18-21로 져 4위를 기록했다. 김태훈은 8강에서 세계 랭킹 8위 이토 치카라(일본)를 12-4로 제압하고 기세를 올렸지만, 준결승에서 랭킹 5위 니샨 오미랄리(카자흐스탄)에 패했다.

동메달 결정전은 치열했다. 초반 기세를 잡은 김태훈이 앞서갔는데 3분이 지나 체력이 떨어지면서 역전당했다. 이후 7점 차까지 밀렸는데 1분을 남겨놓고 파상공세에 나서 연속 4점을 올렸다. 그러나 아사드벡의 왼발 공격을 허용하면서 추격 의지가 꺾였다.

김태훈은 "더 잘할 수 있는데 아쉽다. 인정할 수 없는 심판의 감점 판정에 경기 운영이 말렸고, 체력이 떨어져 마지막에 따라붙지 못했다. 다음 대회 때는 체력과 멘탈을 더 보완해야 한다. 경험을 쌓을수록 더 좋아질 것이다. 이번 패배를 동력 삼아서 내년 패럴림픽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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