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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복귀 시즌 마친 양의지 “팬들 아쉬움 이해합니다”

중앙일보

입력

두산 양의지. 연합뉴스

두산 양의지. 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을 5위(74승2무68패)로 마쳤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영광을 뒤로하고 지난해 9위(60승2무82패)까지 떨어졌지만, 페넌트레이스 막판 순위 싸움에서 살아남으며 가을야구 초청창을 받았다. 성적만 봤을 때는 나름 나쁘지 않았던 1년 농사. 그러나 두산은 웃으면서 올 시즌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아쉬운 경기 운영으로 3위 등극 찬스를 놓친 점과 어렵사리 진출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곧바로 탈락한 대목을 두고 여러 팬들이 날선 비판을 가했다. 결국 두산 구단은 지난 20일 포스트시즌 진출팀치고는 이례적으로 사과문까지 게재했다.

145경기를 모두 마친 선수들에게도 이 사과문은 여러 감정으로 다가온 눈치였다. 최근 경기도 파주시의 한 행사장에서 만난 주전 안방마님 양의지(36)는 “팬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다. 팬들만큼 선수들도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입을 뗐다.

2006년 데뷔한 양의지는 두산 황금기의 최고 주역이었다. 빼어난 공수 활약으로 안방과 중심타선을 지키면서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과 2016년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2018년 12월 FA 계약을 통해 NC 다이노스로 이적하기는 했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두산으로 돌아와 안방을 지켰다.

4+2년 총액 152억원이라는 파격적인 대우를 받은 양의지는 여전한 실력을 뽐냈다. 129경기에서 타율 0.305 17홈런 68타점 56득점으로 활약했다. 종종 아픈 곳이 생겨 매일 포수 마스크는 쓰지 못했지만, 중심을 지키면서 두산의 가을야구 진출을 견인했다.

양의지는 “올 시즌을 돌아보면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희망적인 부분을 많이 발견했다. 곽빈을 비롯해 김명신과 최승용, 정철원, 김동주 등 젊은 투수들이 정말 많이 성장했더라. 동생들이 헌신적으로 던져주면서 우리가 5위라는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사실 올 시즌은 내게도 적응의 시간이었다. 정신없이 1년이 지나간 느낌이다. 올해 전력이 더 안정을 찾는다면 내년에는 더욱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양의지는 최근 끝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경기가 끝난 뒤 NC 포수 김형준에게 덕담을 건네며 자신의 방망이를 선물했다. NC에서 양의지와 한솥밥을 먹었던 김형준은 가끔씩 선배의 배트를 빌려 쓰면서 손맛을 봤고,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방망이로 결정적인 홈런을 때려냈다. 양의지는 “(김)형준이는 NC에서 내가 늘 데리고 다니던 후배였다. 포수로서 강점이 많아 자주 칭찬을 했던 동생이었다”면서 “이번 가을야구를 통해 더 성장하는 느낌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보여줬듯이 앞으로 차세대 국가대표 포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도 파주시의 한 행사장에서 만난 두산 양의지. 파주=고봉준 기자

최근 경기도 파주시의 한 행사장에서 만난 두산 양의지. 파주=고봉준 기자

올 시즌을 마친 두산은 조만간 이천에서 마무리캠프를 시작한다. 양의지는 직접 참가하지는 않지만, 종종 선수들끼리 단합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팀워크를 끌어올릴 생각이다.

양의지는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김재호 선배를 비롯해 홍건희와 양석환이 FA가 된다. 셋 모두 남아서 내년에도 함께했으면 좋겠다. 내년에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올겨울을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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