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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우디 43년 만의 공동성명 “방산·네옴시티 협력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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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네옴 전시관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네옴 전시관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한·사우디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전방위 협력 강화를 천명했다. 1962년 수교 이래 양국은 교역 규모가 400배 커질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발전시켜 왔다. 1980년 당시 최규하 대통령이 공동성명을 채택한 지 43년 만에 양국 정상 간 성명이 채택됨으로써 이런 움직임을 가속할 가시적 틀이 마련됐다.

공동성명에는 원유와 건설 등 전통산업 분야는 물론, 미래 기술과 안보를 포괄하는 협력 강화 방안이 담겼다. 2022년 수교 60주년에 수립한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심화·발전시켜 나가자고 뜻을 모은 양측은 “교역 및 미래지향적 산업 분야 투자를 확대하겠다”며 “수소 경제, 스마트시티, 미래형 교통수단, 스타트업 등 공통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상호 투자 확대를 적극 모색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건설·인프라 분야와 관련해선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비롯해 사우디가 추진 중인 키디야, 홍해 개발, 로신, 디리야 등의 기가 프로젝트와 이와 연관된 인프라 사업 성공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공동성명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전날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기업인들과 만찬에서 사업비 5000억 달러(670조원)로 추산되는 네옴시티를 언급하며 “현대판 만리장성으로 정말 놀라웠다”며 “우리 기업들의 대대적 참여가 필요하다.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에너지 협력 분야에선 “사우디가 계속해서 한국의 원유 수요를 충족시켜 주는 가장 믿음직한 동반자이자 원유 수출국이 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동시에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전기뿐이 아닌 재생에너지 및 사우디에서 한국으로 수출될 청정 수소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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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은 국방·방산 협력을 강화하고, 범죄·테러리즘·극단주의 대응 협력도 증진키로 했다. 특히 방산 협력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성명 발표 직후 칼리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국방장관 등을 접견하고 “국방개혁 성공과 국방력 강화에 한국이 일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한국산 요격미사일 천궁-Ⅱ 등 방공 무기체계 도입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와 관련해서 양측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민간인을 공격하는 것에 반대하고, 고통받는 민간인들에게 신속하고 즉각적으로 인도적 지원을 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을 겨냥해선 “핵탄두 프로그램 및 무기 이전을 포함해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안보리 결의의 모든 위반을 규탄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숙소인 영빈관을 전격 방문한 빈 살만 왕세자와 20여 분간 예정에 없던 단독 환담을 했다. 이후 사막의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포럼’에 주빈으로 참석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운전한 차량 옆자리에 동승해 행사장까지 10여 분간 이동했다. 왕세자와 포럼에 동반 입장한 윤 대통령은 사우디 건설 현장에서 시작된 중동과 한국 간의 신뢰가 지난해 한·사우디 간 290억 달러(약 39조원) 규모의 경제협력으로 이어진 사례를 소개했다. 이번 순방에서 체결된 156억 달러(약 21조원) 규모의 계약·양해각서(MOU)까지 합치면 총 446억 달러(약 60조원)로 늘어난다.

이 행사를 끝으로 사우디를 떠난 윤 대통령은 카타르로 이동해 국빈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25일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에미르(군주)와 정상회담과 국빈 오찬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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