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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국민은 진화하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원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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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김희태 한국도로공사 휴게시설처장

김희태 한국도로공사 휴게시설처장

그간 고속도로 휴게소는 화장실과 판매시설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화장실, 식사 등 생리현상 해결에 머물렀던 휴게소는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을 맞아 대대적인 서비스 개선을 추진해 고속도로 대표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하였다. 특히, 화장실 개선사업은 한국의 공중화장실 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계기가 됐다.

2010년 이후 여가문화 확산에 발맞춰 고속도로 휴게소는 테마공원 조성, 유명브랜드 도입 등 또 다른 변화의 시기를 거쳤다. 필자는 2015년 선진 휴게문화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일본 휴게소를 방문하였는데 호텔 수준의 청결하고 카펫이 깔린 화장실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복귀 즉시 도로공사와 휴게소 운영업체가 합심해 약 500억원을 투입, 화장실을 현재 수준으로 전면 개선하였다. 고속도로 주유소 또한 EX-OIL(도로공사 알뜰 주유소) 정책 도입 후 전국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정량, 정품을 공급해 많은 고객이 애용하고 있다.

내년 초 개장을 위해 준비가 한창인 남한강 휴게소는 고속도로 휴게소 최초로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체험장, 드론 경기장 등 첨단 시설을 갖춘 신개념 휴게소를 고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러한 첨단 서비스 도입은 민간의 창의성과 투자 없이는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휴게소 입찰은 도로공사가 건물을 짓고 임대 요율만을 평가하여 운영업체를 선정해왔다. 민간의 아이디어를 운영업체 선정에 반영할 수 없다 보니 특성이 결여된 휴게소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제 휴게소는 국민 눈높이와 시대 변화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 요즘 같이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대에 획일화된 휴게소는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남한강 휴게소도 이전 방식대로 입찰이 진행되었다면 기존 휴게소와 동일한 또 하나의 휴게소에 불과했을 것이다. 앞으로도 도로공사는 민간의 창의성과 혁신을 추구하기 위해 첨단시설 등에 대한 투자가 바탕이 되는 혼합민자 방식을 추진할 것이다. 물론, 면밀하게 타당성 분석과 수익률 분석을 실시해서 균형 있게 설계할 것이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다시 한번 고객을 위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모든 시도는 휴게소 혁신을 통해 새로운 경험과 다양하고 첨단화된 휴게 공간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조만간 개장할 최초의 첨단 휴게소인 남한강 휴게소는 맛있는 음식은 물론 드론 축구경기도 경험하고, 주변 관광도 하는 다기능 복합 문화공간으로서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희태 한국도로공사 휴게시설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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