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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기아차 노조에 화났다 "노노갈등 관둬라" 무슨 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현대자동차 노조가 기아 노조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며 ‘노노(勞勞)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기업 계열사 노조가 다른 계열사 노조에 대해 비판적인 주장을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경.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경. 사진 현대자동차

24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현대차지부는 최근 내부 소식지를 통해 기아 노조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지난 20일 사측과 임금협상 합의안을 최종 도출한 기아 노조가 “현대차를 뛰어넘었다”고 자평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기아 노조 측은 당시 합의안 도출 후 “기아만의 교섭으로 현대차를 뛰어넘었다”며 “그룹 서열화 분쇄를 쟁취했다”고 내부 소식지를 통해 홍보한 바 있다. 현대차 노조보다 더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자랑한 셈이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가 양사의 잠정 합의안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다만 복지 포인트 차이가 있는데 이는 임단협 시기가 달라 기아가 우선 적용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기아 노조의) 협상 대상은 현대차 노조가 아닌 사측”이라며 “자극적인 내용으로 노노 갈등을 유발하는 일을 자제하라”고 덧붙였다.

또 기아 노조가 단체협약의 27조 1항 ‘장기근속자 자녀 우선 채용 조항’을 개정했다는 사실도 언급하며 “단체협약을 퍼주고 받은 게 자랑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기아 노조는 사측과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 가족 1인, 정년 퇴직자 및 장기 근속자(25년 이상)의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내용의 이 조항을 두고 크게 대립해왔다. 결론적으로는 해당 조항에서 ‘정년퇴직자’와 ‘장기 근속자’ 문구를 삭제하고 ‘질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변경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앞서 기아 노조는 사측과 기본급 11만1000원(호봉 승급분 포함) 인상, 경영성과금 300% 800만원과 생산 판매 목표 달성 격려금 100% 지급 등에 합의하고 조합원 투표를 거쳐 교섭을 최종 타결한 바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9월 합의안을 도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가 기아 노조를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올해 말 노조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내부 갈등 속에서 서로 예민해진 상황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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