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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JB는 선방했지만…금융 ‘실적 파티’ 끝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금융그룹의 ‘실적 잔치’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조달 비용 증가와 같은 시장 요인에 가계부채 억제 등과 같은 정책이 겹악재로 작용하며 KB금융그룹·JB금융그룹을 제외한 대부분 금융회사의 3분기 실적은 뒷걸음칠 전망이다.

주요 금융그룹의 3분기 실적이 주춤할 전망이다.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 앞 모습.뉴스1

주요 금융그룹의 3분기 실적이 주춤할 전망이다.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 앞 모습.뉴스1

KB금융그룹은 올해 3분기에 1조37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0.4% 증가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늘어난 4조3704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KB금융그룹 재무팀 임원은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균형잡힌 성장과 비이자수익 확대 등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특히 순수수료 이익은 그룹 비즈니스 다변화 노력에 힘입어 올해 들어 매 분기 90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의 비은행 기여도가 37.4%로 다른 그룹에 비해 높아 이자 뿐 아니라 수수료 등 비(非)이자수익도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광주은행·전북은행·JB우리캐피탈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JB금융그룹은 올해 3분기 167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전년 대비 0.1% 증가했다. 올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934억원으로 집계됐다. 역시 전년 동기와 견줘 1.3% 늘어난 사상 최고 실적이다. 송종근J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수익성 측면에서도 총자산수익률(ROA)은 1.11%,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7%로 업종 최고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5년 연속 두 자릿수 ROE 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금융회사는 최근의 호실적을 이어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20% 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그룹은 전년 대비 15% 정도 줄어든 9500억원, 우리금융그룹은 1년 전보다 8% 가량 감소한 8500억원 정도의 순이익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조달비용 증가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나민욱 DS투자증권연구원은 연구원은 “시장금리 상승 여파로 은행의 조달금리도 크게 오르며 금융회사의 순이자마진(NIM)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NIM은 대표적인 금융회사 수익성 지표다. 개인 고객 비중이 큰 KB국민은행은 저원가성 예금이 상대적으로 많아 시장 금리 오름세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영향을 덜 받았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향후 금융권의 실적 전망도 당분간 밝지 못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그룹의 실적을 좌우하는 은행의 대출 증가세가 꺾일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옥죄기에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얹는 등의 형태로 가계대출 조절에 나선 상태다. 상대적으로 기업 대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대체로 기업대출의 마진은 가계대출보다 낮은 편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책에 따라 대출 성장률은 꺾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경기 부진 여파로 금융회사가 충당금을 더 쌓을 수 있다는 점도 실적엔 악재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시장 금리 상승은 금융회사에 긍정적이지만, 현재는 금리 상승이 건전성 악화 장기화로 이어져 충당금과 같은 다양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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