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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지구 재개발 청사진…1만 세대 주택·4만평 공원도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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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서울 도심 대표 노후지역인 세운상가 일대가 개발된다. 사진은 개발예상도 모습. 사진 서울시

서울 도심 대표 노후지역인 세운상가 일대가 개발된다. 사진은 개발예상도 모습. 사진 서울시

서울 대표 낙후지역인 세운상가 일대에 14만㎡ 가까운 녹지가 조성되고 공동주택 1만 세대 등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종묘~퇴계로 일대 ‘세운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24일 발표했다.

잘게 쪼개진 세운상가 일대 묶어 개발 

세운상가 일대(43만㎡)는 2006년 청계천 개발과 함께 개발이 추진됐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침체에 전임 박원순 서울시장 당시 개발보단 보전 쪽에 무게가 실리면서 사업이 정체됐다. 2014년 정비계획이 한차례 마련됐는데 전체 사업부지가 171개로 쪼개졌다. 이후 2021년 4월 오세훈 시장이 취임하면서 24개 구역을 묶어 사업에 속도를 냈고, 나머지 147개 구역이 포함된 전체 밑그림을 이번에 발표했다.
세운지구 내 3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은 전체의 97%에 달한다. 붕괴 위험이나 화재 등에 취약한 목조 건축물도 57%에 이른다. 이들 건축물 중 40% 이상은 현 소방시설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고, 화재 시 소방차 진입에 필요한 최소 폭 6m를 확보하지 못한 도로도 65%다.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입구. 건물 3층 좌우에 각각 공중보행로가 설치돼 있다. 중앙포토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입구. 건물 3층 좌우에 각각 공중보행로가 설치돼 있다. 중앙포토

전통 상업지역 을지로 용적률 높인다 

이에 시는 우선 중심상업지역은 용적률 상향을 통해 낙후한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앞서 시는 지난 18일 지하철 을지로 3·4가 역과 가까워 ‘노른자위’로 불리는 세운 3-2·3 등 3개 구역 재정비 계획안을 내놨다. 2만9000㎡(8700여평) 부지에 32층~41층짜리 복합 빌딩 5개 동을 짓는다. ‘기부채납’을 하면, 용적률 상향이란 인센티브를 준다. 현재 800% 용적률을 1000% 이상 줄 수 있다. 3구역은 1555%가 적용됐다.

서울시는 일정 규모 벤처창업 용도를 의무화하고, 산업교류공간을 마련해 기업이 모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이를 통해 100만㎡ 이상의 신산업 인프라가 공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경관 확보 차원에서 용적률 상향은 을지로와 인접한 구역으로 한정했다.

중소형 평형 두고, 10%는 임대주택 

세운상가 일대엔 업무·상업시설뿐 아니라 도심 공동화를 막을 거주시설도 들어선다. 일터와 집이 가까운 ‘직주혼합도시’가 목표다. 여기에는 1만 세대 규모 공동주택을 조성할 계획이다. 60㎡ 이하 중소형 평형 30% 이상 확보가 기본이다. 서울시는 세운지구 내 주택개발 때 공급주택 수의 10%를 도심형 임대주택으로 만든다. 도시형 임대주택은 청년·신혼부부 등에 공급한다. 또 육아·보육을 지원할 수 있는 생활 SOC사업도 동시에 추진한다.

문화시설도 채운다. 종묘~퇴계로 일대엔 여러 영화관과 공연장이 들어서 있다. 하지만 도심 상권이 침체하고 영화산업 트렌드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바뀌면서 활성화하지 못했다. 서울시는 한국 영화산업의 상징적 공간인 충무로 일대 활성화를 위해 도심 공원 하부에 1200석 규모 뮤지컬 전용 극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세운상가 재정비 부지 안에 들어설 녹지 예상도. 사진 서울시

세운상가 재정비 부지 안에 들어설 녹지 예상도. 사진 서울시

세운상가 군 자리엔 대규모 녹지 

이 일대 정비안의 특징은 대규모 녹지 조성이다. 세운상가·청계상가·대림상가·삼풍상가·PJ호텔·인현(신성)상가·진양상가 등 상가군을 단계적으로 공원화하면 지구 내 약 13.9만㎡에 달하는 녹지가 확보된다. 북악산에서 창덕궁과 창경궁·종묘·남산으로 이어지는 녹지 축이 조성된다. 삼풍상가와 PJ호텔을 우선 추진구간으로 설정해 가장 먼저 공원화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토지를 확보하려 올초부터 삼풍상가·PJ호텔 소유주와 만나 매입 방안을 논의 중이나 답보 상태다. 시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토지를 수용에 나설 방침이다. 정비구역과 일부 상가는 통합해 재개발하기로 했다. 중구청 일대 6-4-1구역과 인현(신성)상가가 대상이다. 주민 요구를 반영할 결과다.

변경안에는 이런 밑그림 구체화를 위한 토지이용계획을 비롯해 허용용적률 인센티브, 높이·경관계획, 건축계획, 기반시설계획 등이 담긴다. 25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주민공람 기간 때 볼 수 있다. 시는 주민공람을 시작으로 지역주민, 시민, 각계 전문가 등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계획안이 확정되면 세운지구 재개발 사업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여장권 균형발전본부장은 “종묘~퇴계로 일대가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의 핵심 선도사업인 만큼 신속하게 정비사업이 시행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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