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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도 '경악'…쓰레기장에서 웨딩촬영한 대만 부부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쓰레기장에서 웨딩 사진을 찍은 대만 커플. 사진 페이스북 캡처

쓰레기장에서 웨딩 사진을 찍은 대만 커플. 사진 페이스북 캡처

대만의 한 예비부부가 쓰레기 더미 앞에서 찍은 웨딩사진이 주요 외신을 통해 보도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인구 감소 대비 매년 증가하고 있는 대만의 쓰레기의 양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쓰레기 더미 앞에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21일 AFP 등 외신에 따르면 2024년 1월 결혼식을 앞둔 예비 부부 아이리스 슈에와 이안 시오우는 최근 난터우현 푸리 향에 있는 쓰레기장에서 웨딩사진을 촬영했다. 타이베이에 거주하는 이들은 촬영을 위해 3시간 떨어진 거리인 난터우현 푸리 향 쓰레기장까지 갔다.

이 커플이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한 사진에는 쓰레기가 꽉 찬 종량제 봉투를 비롯해 각종 생활 쓰레기가 산처럼 쌓인 쓰레기장 앞에서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배경으로 예비 부부는 각각 검정색 턱시도와 하얀 웨딩 드레스를 갖춰 입었다.

슈에는 "쓰레기장에서 사진을 찍겠다고 했더니 사진 작가님이 '농담이냐'고 했다. '작가 활동 30년 동안 많은 웨딩촬영을 했는데 쓰레기산을 배경으로 찍는 사람은 처음 봤다'면서 작가님이 놀랐다"고 했다.

사실 슈에와 시오우는 환경단체 그린피스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다. 평소 일회용품 사용 및 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해 목소리를 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페이스북에서 "웨딩사진을 통해 나날이 늘어가는 대만의 쓰레기 배출 문제를 전파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웨딩사진이 촬영된 푸리 향 쓰레기장에는 1일 평균 50톤의 쓰레기가 모인다고 한다. 이는 1980년대(20톤)와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슈에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타이베이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쓰레기 양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비부부는 결혼식도 친환경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부부는 "손님들에게 가능하면 재사용할 수 있는 식기, 머그잔을 직접 가져오고 남은 음식을 집으로 가져갈 용기도 챙겨오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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