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바로 ‘호두과자’다. 1934년부터 호두과자를 만들어 팔았으니 내년이면 90년이 된다. 경주 황남빵(1939년)과 군산 이성당(1945년), 대전 성심당(1954년)보다 오래됐다.
하지만 요즘 천안시민은 물론 수도권 주민 사이에선 천안이 ‘빵의 도시’로 더 알려져 있다. 인구 68만명 도시에 빵집이 300여 개나 영업 중이다. 전국 기초단체 가운데 7번째로 많은 규모다. 천안지역 빵집의 연간 매출은 지난해 3000억원이 넘었고 청년창업도 줄을 잇고 있다.
21~22일 천안시청 일원에서 빵빵데이 행사
빵 인기에 힘입어 천안시는 21~22일 이틀간 ‘2023 천안 빵빵데이’ 행사를 연다. 지난해는 ‘0(빵)’이 두 번 겹치는 10월 10일에 행사를 열었다. 작년 빵빵데이는 전국에서 5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인기였다. 천안시는 2021년 ‘빵빵데이’와 ‘빵토피아’(로고 포함 상표 출원·등록을 마쳤다.
빵을 주제로 행사를 기획한 건 박상돈 천안시장이다. 천안지역 특산물인 호두과자에서 착안, 빵 산업 발전에 발 벗고 나섰다. 천안에서 생산하는 밀과 팥·호두로 건강한 빵을 만들어 팔면 빵집은 물론 농가 소득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행사를 준비했다. 박상돈 시장은 30년 전 보령시장(관선) 재직 당시 머드를 ‘대박 상품’으로 만든 주인공이다.
올해는 ‘천안으로 떠나는 가을 빵캉스’라는 주제로 천안시청 일대에서 행사가 마련된다. 첫날인 21일에는 공식 행사와 개막 세리머니, 축하공연이 열린다. 체험행사로 호두과자·케이크·쿠키·쌀머핀 만들기 등이 진행된다. 빵마켓 참여업소도 38곳으로 늘어 더 다양한 빵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둘째 날에는 폐막식과 폐막 퍼포먼스, 축하공연, 불꽃놀이가 이어진다. 행사에 참여한 38개 참여업소와 자세한 축제 내용은 '천안빵빵데이' 누리소통망(SNS)과 누리집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천안빵집 38곳 현장 마켓…만들기 체험도
지난해 빵빵데이 때 인기를 끌었던 ‘빵지순례단’은 올해는 운영하지 않는다. 다만 유명 유튜버(구독자 30만~50만명)가 천안지역 빵집을 순회하며 빵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대신 일반 참가자들은 한곳에 모인 38곳의 빵집에서 직접 맛을 보고 체험 행사에도 동참할 수 있게 됐다. 천안시는 300팀(팀당 4명)을 모집, 현장 체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천안시는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쌀을 주제로 ‘우리 가족 쌀머핀 만들기 체험’을 마련하고 시민이 즐겨 찾는 쌀 케이크와 흥국씩빵, 쌀 카스텔라, 샌드위치 등을 행사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38개 업소와 자세한 축제 내용은 ‘천안 빵빵데이’ SNS(누리소통망과 누리집(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상돈 시장 "다양하고 건강한 빵 맛보기를"
박상돈 천안시장은 “단순한 소비형 축제가 아닌 체험과 공연 관람 등으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겠다”며 “많은 분이 오셔서 다양하고 건강한 빵을 맛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