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일본의 '보은'…자국민 수송기에 '공짜로' 한국인 18명 태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정부가 20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서 자위대 수송기를 이용해 자국민들을 대피시켰다. 수송기에는 한국인도 18명 탑승했다.

지부티로 향하는 일본 자위대 항공기. AP=연합뉴스

지부티로 향하는 일본 자위대 항공기. AP=연합뉴스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항공자위대 KC767 공중급유·수송기가 이날 새벽 일본인과 한국인 등 83명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이웃 나라 요르단까지 실어 날랐다. 수송기는 요르단을 거쳐 한국·일본 시간으로 21일 오전 2시쯤 도쿄(東京) 하네다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탑승자 83명은 일본인 60명과 외국 국적 가족 4명, 한국인 18명과 외국 국적 가족 1명이다. 한국인의 일본 수송기 탑승은 지난 14일 한국이 군용기를 이용해 이스라엘 교민들을 대피시키면서 일본인 51명을 태운 데 대한 보답 차원으로 풀이된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20일 회견에서 "한국을 포함해 미국 등 다른 나라에도 (탑승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타진했고, 한국으로부터 탑승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자위대 항공기 탑승은 일본인과 외국인 모두 무료다. 일본은 지난 15일 전세기를 이용해 자국 교민 8명을 이스라엘에서 아랍에미리트로 피난시키면서 1인당 3만엔(약 27만원)의 비용을 청구해 논란이 됐다. 한국 수송기 탑승은 무상이었는데, 일본 정부 전세기 탑승에는 요금을 내야 하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인터넷을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국가 소유 군용기와는 달리 민간 기업에서 빌린 전세기의 경우 요금을 받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18일 자위대법 84조4 자국민 수송 규정에 근거해 방위성에 자위대 부대 수송 활동 실시를 명령했다. 이에 따라 요르단에 대기 중이던 항공자위대 소속 KC767 공중급유·수송기가 이번 수송에 동원됐다.

일본은 앞서 자위대 KC767 공중급유·수송기와 C2 수송기 등 총 2대를 요르단에, 다른 C2 수송기 1대를 자위대 거점이 있는 동아프리카 지부티에 각각 파견해 교민 대피를 준비해 왔다. 이번 대피 후에도 C2 수송기 2대는 향후 사태에 대비해 현지에 계속 대기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는 19일 기준 약 900명의 일본인이 머물고 있다고 일본 외무성은 밝혔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이스라엘에 체류하고 있는 한국인의 수는 약 430명이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