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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골프장 그린 적중률 왜 높은가 했더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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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BMW 챔피언십 1라운드 6번 홀에서 버디 퍼트를 넣은 뒤 기뻐하는 앨리슨 리. [AP=연합뉴스]

BMW 챔피언십 1라운드 6번 홀에서 버디 퍼트를 넣은 뒤 기뻐하는 앨리슨 리. [AP=연합뉴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그린이었다.”

19일 경기도 파주 서원힐스 골프장에서 개막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를 친 재미교포 앨리슨 리의 말이다. 서원힐스의 평균 그린 크기는 1115㎡로 약 337평이다. 가장 그린이 큰 홀은 13번 홀로 1345㎡(407평), 가장 작은 홀도 961㎡(291평)다.

이날 4언더파를 친 김효주는 “다른 LPGA 투어 코스의 그린은 길이가 30야드 정도인데 여기는 50야드가 넘는 곳도 있다. 핀이 그린 앞쪽에 꽂히면 웨지로 치고 뒤에 꽂히면 미들아이언으로 쳐야 할 정도로 그린이 큰 홀이 꽤 있다”고 말했다.

그린 면적이 큰 대표적인 골프장은 골프의 고향인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다. 두 홀이 한 그린을 공유하는 더블그린이 7개나 있다. 이 더블그린의 평균 면적은 무려 2068㎡(약 625평)다.

마스터스를 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평균 598㎡)의 3.5배다. 그린이 작기로 유명한 골프장은 올해 US오픈이 열린 페블비치(평균 325㎡)다. 올드 코스 더블그린이 페블비치 그린보다 6.4배 크다.

한국 골프장은 전반적으로 그린이 크다. 내장객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작은 그린은 많은 골퍼의 발자국을 견디기 어렵다. 골프코스 건설사인 JDGA의 하종두 대표는 “400㎡의 그린은 1년에 4만 명 정도의 내장객을 받는다. 미국은 500㎡ 이하다. 한국은 내장객이 1년에 8만~9만 명이기 때문에 그린 크기가 800㎡가 넘는 골프장도 많다”고 말했다. 골프코스 설계가 안문환 씨는 “전 세계적으로 그린이 커지는 추세지만 그린이 너무 크면 샷 밸류가 떨어지고 게임이 단순해질 수 있다”고 했다.

BMW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는 선수들이 성적이 좋은 편이었다. 비가 와서 공을 집어 들어 닦은 뒤 칠 수 있는 프리퍼드 라이 룰을 적용한 데다 그린이 부드러워 공을 잘 받아줬다. 게다가 공식 전장(6647야드)보다 짧은 6500야드에서 경기했다.

첫날 10언더파를 몰아친 선두 애슐리 부하이(남아프리카공화국)의 그린 적중률은 89%였다. 2위 앨리슨 리의 그린 적중률은 100%였다. 8언더파 공동 3위 후루에 아야카(일본)와 호주교포 이민지의 그린 적중률은 각각  89%, 94%였다.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그린 적중률이 높았고, 퍼트 감이 좋은 선수가 상위권에 올랐다.

한국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톱 10에 든 선수는 7언더파 공동 5위에 오른 유해란뿐이었다. 김효주와 이정은6, 안나린, 아마추어 박서진이 4언더파 공동 16위다. 세계 랭킹 3위 고진영은 2오버파 공동 74위로 하위권이다.

김효주는 “한국 선수들이 앞서 나가지 못했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4라운드가 끝난 뒤 성적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LPGA 투어 대회에서는 전통적으로 한국 선수들이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LPGA 대회가 열리는 기간 따로 대회를 열면서 소속 선수들의 LPGA 대회 출전을 금지한 탓에 리더보드 상위권에 자리 잡은 한국 선수가 줄었다.

이날 경기 양주의 레이크우드 골프장에서 벌어진 KLPGA 투어 상상인·한국경제TV 오픈 1라운드에서는 임희정이 7언더파 선두로 나섰다. 황유민·김수지·박결 등이 6언더파 공동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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