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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빈대 한국 상륙했나, 인천 이어 대구서도 출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지난 17일 빈대(베드버그)에게 물렸다는 신고가 접수된 대구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기숙사에서 19일 오전 방역업체 관계자와 기숙사 관리직원이 내부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빈대(베드버그)에게 물렸다는 신고가 접수된 대구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기숙사에서 19일 오전 방역업체 관계자와 기숙사 관리직원이 내부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의 사우나에 이어 대구의 한 사립대 기숙사에서도 빈대(베드버그)가 발견돼 비상이 걸렸다.

대구 계명대 신축 기숙사에서 지내는 한 학생은 최근 학교 인터넷 게시판에 “지난달 중순쯤 피부가 부풀어 오르고 간지럽기 시작했다. 금방 괜찮아질 것으로 생각했지만, 얼굴까지 증상이 퍼졌다. 피부과를 찾아 주사를 맞고 약도 처방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았다. 간지러움·두드러기·고열 때문에 대학병원을 찾았고, 염증 수치가 400을 넘었다”는 글을 올렸다. 학생은 이어 “지난 16일 팔에서 기어 다니는 벌레를 발견했다. 제가 음료수를 흘려 베드버그와 곰팡이가 생겼다고 말하는 분이 있었는데, 음식을 먹고 생길 수 있는 상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빈대로 추정되는 벌레 여러 마리가 침대 매트리스 커버 위에 있는 사진을 첨부했다.

외국인 교환학생이 사용한 침대 매트리스 커버에서 발견된 빈대. [연합뉴스]

외국인 교환학생이 사용한 침대 매트리스 커버에서 발견된 빈대. [연합뉴스]

긴급 방역에 나선 대학 측은 지난 17일 해당 기숙사 방의 침대를 폐기하고 학생을 다른 방으로 옮기게 했다. 이어 18일 해당 기숙사의 방을 전수조사하고 침대 매트리스 커버 교체에 나섰다. 빈대가 나온 기숙사는 328실 규모로 학생 652명이 거주한다. 계명대 관계자는 “전문가 조사 결과 빈대로 확인돼, 기숙사·강의실 등 대학 전체를 소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학 측은 빈대가 지난 여름방학 기간 외국인 교환학생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의심한다. 빈대가 발견된 침대를 앞서 영국 학생이 사용했다고 한다.

앞서 지난주 인천의 사우나에서도 빈대가 발견됐다. 인천 서구청은 한 유튜버가 관내의 사우나에 빈대가 출몰한다고 공개하자 지난 13일 해당 사우나를 점검했고, 매트 아래 바닥 틈 사이에서 빈대 성충과 유충 등 8마리를 발견했다. 해당 사우나는 외국인 여행객에게 인기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최근 프랑스와 영국 등지에서 빈대가 기승을 부려 각국이 비상방역에 나섰다. 빈대는 납작한 타원형 몸통의 몸길이 6~9㎜인 곤충으로, 포유동물의 피를 빨아먹고 산다. 국내에선 DDT 살충제를 쓰던 1970년대 이후에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2007년 12월 서울에서 30대 여성이 빈대에 물려 진료를 받은 기록이 기생충학회지에 보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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