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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미스터리'는 못풀었다…신한銀·신상훈 13년싸움 '마침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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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사. 뉴스1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사. 뉴스1

신한은행과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소송을 중단하고 전격 화해하면서 이른바 ‘신한은행 내분 사태’가 13년 만에 사실상 일단락됐다.

18일 금융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신 전 사장 측은 전날 서울고법에서 열린 조정기일에서 “미래 지향의 호혜 정신에 터잡아 원고(신 전 사장)의 명예회복과 신한금융그룸의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양측은 “부끄러운 과거사로 상처받은 신한금융그룹 주주와 임직원, 고객 등 관계자에게 유감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신 전 사장 측은 별도 입장문을 내고 “신한 사태의 진상을 밝히고 자신은 물론 함께 희생된 후배들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며 “이렇게라도 신한금융그룹 측과 조정을 함으로써 조금이나마 응어리를 풀게 돼 무척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로써 신 전 사장이 신한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종료된다. 조정이 성립되면 ‘재판상 화해’화 동일한 효력이 있다.

2017년 7월7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이희건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신상훈 전 사장(오른쪽)이 웃으며 행사에 참석한 주주들에게 같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신한금융그룹]

2017년 7월7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이희건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신상훈 전 사장(오른쪽)이 웃으며 행사에 참석한 주주들에게 같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신한금융그룹]

경영진 간 법적 분쟁은 13년 전 시작됐다. 라응찬 전 신한지주 회장이 2010년 9월 신 전 사장을 이희건 전 명예회장 자문료 15억원 횡령과 불법대출에 대한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다.

신 전 사장은 2008년 1월 라 전 회장 지시로 현금 3억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맞섰다. 비서실에 현금이 없어 본인 명의 계좌 등에서 돈을 인출했고, 이 전 명예회장 자문료 명목 법인자금으로 이를 보전했다는 것이다. 신 전 사장이 언급한 3억원은 대선 직후 당선 축하금 명목으로 정치권 실세에게 흘러갔다는 의혹이 나왔으나 끝내 미스터리로 남았다.

결국 신 전 사장은 업무상 횡령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다. 라 전 회장은 3억원 지시ㆍ전달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이에 신 전 사장은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별도로 과거 수사 당시 횡령 금액으로 지목돼 은행에 갚은 2억6100만원을 라 전 회장이 대신 부담해야 한다며 지난해 4월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받았지만, 신 전 사장은 이날 조정 성립과 별개로 라 전 회장 개인에 대한 소송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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