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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세브란스, 보라매 병원처럼 만들길" 건립본부장의 제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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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금기창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추진본부장은 지난 10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송도 세브란스 병원을 보라매 병원처럼 공공의료병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연세의료원

금기창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추진본부장은 지난 10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송도 세브란스 병원을 보라매 병원처럼 공공의료병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연세의료원

지난해 12월 28일 연세의료원은 인천 연수구 송도 7공구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송도 세브란스 병원 착공식을 열었다. 8800억원을 들여 국제캠퍼스 내 8만5950㎡ 규모 부지에 800병상을 갖춘 병원을 짓는 대규모 사업의 첫 삽을 뜬 것이다. 당시 윤동섭 연세의료원장은 “송도 세브란스가 바이오산업의 거점병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6년 12월 개원을 목표로 속도를 내던 이 사업은 최근 갈림길에 섰다. 금기창(60) 송도 세브란스병원 건립추진본부장이 “송도 세브란스 병원을 보라매 병원처럼 공공의료병원으로 만들자”는 제안을 들고나오면서다. “시민에게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최선책”이라고 주장하는 그를 지난 10일 연세의료원에서 만났다.

공공의료병원 제안 배경이 궁금하다 
병원 설계를 끝내고 건립비용 예상 금액(8800억원)가 나왔을 때 ‘최상의 병원’을 짓겠단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재원은 한정적인데 인건비 상승 등으로 건립비용은 계속 올라가고 있었다. 질적으로 떨어지는 병원을 짓거나 프로젝트를 포기할 순 없었다. 방안을 찾아 나섰고 공공성 있는 병원으로의 전환을 떠올린 것이다.
금기창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추진본부장은 지난 10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천제2의료원 대신 송도 세브란스 병원을 공공성을 갖춘 병원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사진 연세의료원

금기창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추진본부장은 지난 10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천제2의료원 대신 송도 세브란스 병원을 공공성을 갖춘 병원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사진 연세의료원

인천시는 2029년 개원을 목표로 인천 제2의료원 설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에 국립대 병원이 없는 점을 고려해 보편적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공공의료기관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보다는 인천시가 병원을 짓고 송도 세브란스 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방안으로 가는 편이 낫다는 게 금 본부장의 생각이다.

보라매 병원을 예시로 들었는데
처음에 서울시가 시립병원을 지었는데 적자가 나고 운영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나. 그러다 서울시와 서울대병원이 위수탁 계약을 맺고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면서부터 환자들이 찾는 병원이 됐다. 인천 제2의료원이 들어서더라도 환자들이 찾는 병원이 되리란 보장이 없다. 경영 측면에서도 연간 100~200억원 손실이 우려된다. 인천시가 투자해 병원을 짓고 연세의료원이 소유권 없이 위탁 운영한다면 인천시민에게도 의료 질 등에서 더 나은 선택이 될 거다. 
어떤 점이 더 나아지나
진료 수월성과 공공성을 접목한 윈윈전략(win-win strategy)이 가능해진다. 기본적인 필수 의료는 물론 심·뇌혈관 질환 등 중증의료와 응급의료 수요에 지속 대응할 수 있는 병원이 인천에 들어서는 거다. 지방의료원이 겪고 있는 구조적 한계인 운영수지를 해소할 수 있단 이점도 있다. 송도 세브란스 병원은 산·학·연·병(산업·대학·연구소·병원)이 연계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의 핵심이기도 하다. 인천국제공항이 근접한 점, 신촌-강남-용인-송도 등 수도권 세브란스 의료벨트 등 이점을 토대로 ‘글로벌 K-의료 서비스 병원’으로 성장할 잠재력도 갖추고 있다. 이런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러나 금 본부장의 구상이 현실이 되기까지는 난관이 산적해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 말 의료·도시계획 등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제2의료원 부지선정위원회를 열고 옛 부평미군기지인 ‘캠프마켓’ 부지를 제2의료원 부지로 선정한 상태다.

제2의료원 부지도 정해졌다. 인천시가 받아들일까
인천시, 인천경제청 관계자들과 만나서 기존 구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얘기해왔다. 그 연장 선상에서 공공의료병원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제안하는 거다. 수익성 위주 병원이 아닌 공공성을 유지하는 병원이 될 수 있게 시민 의견도 들어보고 길을 찾자는 의미다.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제대로 된 병원을 만들기 위해 차선책을 고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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