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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성 화물터미널 갈등 ‘화물-여객용 분리’로 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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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면

신공항 조감도. [사진 경북도]

신공항 조감도. [사진 경북도]

대구시와 경북 의성군이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하 TK신공항) 화물터미널 입지를 둘러싸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화물터미널 복수 조성안’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철우 경북지사가 화물기 전용과 여객기 수송용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이 지사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공항 갈등 합리적 해결책 마련 필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신공항이 경제공항으로 발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수송 전용 화물터미널과 민간 항공 수송 화물터미널을 분리하는 방안을 국토교통부, 국방부와 대구시, 군위군, 의성군 실무자 간 충분한 토론을 거치도록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항 건설 주관부처와 토론하고 과학적·합리적으로 해결책을 찾아 TK신공항이 세계적 물류전문 경제공항으로 발전하기 위한 목적지까지 손잡고 가자”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신공항에 화물터미널을 2개 이상 배치하는 대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일반 화물은 상대적으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고 일정 거리 운송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바이오·백신 콜드체인이나 신선 농산물 등은 신속한 운송과 통관이 필수적이라 물류단지와 화물터미널 연접성이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것이 경북도 설명이다.

실제 세계 항공화물 물동량 10위 이내의 대표적 물류공항인 홍콩 첵랍콕(홍콩), 멤피스(미국), 상하이 푸둥(중국), 타이완 타오위안(대만), 로스엔젤레스(미국) 국제공항은 화물터미널이 2개 이상 설치돼 있으며 물류단지도 연접해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대구경북신공항 관련 글. 화물터미널을 화물·여객용으로 분리하는 방안이 담겼다. [사진 국토교통부]

이철우 경북지사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대구경북신공항 관련 글. 화물터미널을 화물·여객용으로 분리하는 방안이 담겼다. [사진 국토교통부]

이남억 경북도 대구경북공항추진본부장은 “TK신공항이 항공물류 허브공항이 되기 위해서는 기업 요구 맞게 화물터미널과 항공물류단지를 조성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글로벌 물류기업 유치를 위해서 화물터미널을 복수로 설치하고 화물 종류에 따라 활용을 달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TK신공항 이전 사업은 추진 과정에서 최종 후보지 선정이나 군위군의 대구 편입, TK신공항 특별법 통과 등 곳곳에서 암초를 만나 사업 자체가 여러 차례 무산될 뻔했다. 큰 고비를 몇 차례 넘기고 이제 순탄하게 흘러갈 것으로 예상했던 TK신공항 이전 사업이 이번에는 화물터미널 위치 선정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발단은 지난 8월 24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대구 민간공항 이전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다. 이 용역 결과에는 약 1만㎡ 규모 TK신공항 화물터미널을 의성이 아닌 군위에 배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연히 화물터미널이 의성에 들어설 것이라고 생각했던 의성군민은 이런 결과가 나오자 크게 반발했다. 앞서 신공항 건설 전 대구시와 경북도 등은 2020년 6·8월 공동합의문을 통해 의성군에는 ‘항공물류·항공정비산업단지’를, 군위군에는 ‘민간공항 터미널’을 짓기로 했었다.

대구시와 의성군 견해차 두 달 가까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화물터미널 위치를 두고 두 지자체가 각각 자기 지역 입지를 주장하면서 자칫 TK신공항 이전 사업 자체가 무산되거나 개항이 한없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현 상황은 누구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역 숙원 사업이었고, 그간 합의를 통해 어렵게 이끌어온 사업인 만큼 원만하게 해결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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