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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안에 홍어·낙지…신안서 국내 첫 ‘김밥 페스타’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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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면

지난 11일 전남 신안군 자은도에서 오영호 셰프가 ‘제1회 김밥 페스타’에 선보일 김밥을 설명하고 있다. 최경호 기자

지난 11일 전남 신안군 자은도에서 오영호 셰프가 ‘제1회 김밥 페스타’에 선보일 김밥을 설명하고 있다. 최경호 기자

올해로 52년째를 맞는 ‘대한민국 문화의 달’ 행사가 1004개 섬을 가진 전남 신안군에서 열린다. 전국에서 공수된 피아노 104대가 협연할 축제장에선 K푸드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김밥 페스타가 국내 최초로 열린다.

신안군은 16일 “올해 ‘문화의 달’ 행사를 오는 20일부터 사흘간 신안군 자은도 뮤지엄파크 일원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문화의 달은 문화체육관광부가 1972년부터 매년 10월 전국을 순회하며 치러온 행사다. 올해는 ‘섬, 대한민국 문화다양성의 보고-1004섬 예술로 날다’라는 테마로 열린다.

올해 행사의 백미는 ‘104대(100+4) 피아노 오케스트라 콘서트’다.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임동창 총감독의 지휘 아래 100대가 넘는 피아노 협연이 펼쳐진다. 피아니스트 104명은 클래식, 영화 OST, 대중가요를 재해석한 곡을 연주한다.

‘100+4대 협연’은 1004개의 섬으로 이뤄진 신안군을 상징하는 행사다. 신안군은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의 최우수 관광마을 선정 등을 토대로 10곳이 넘는 지자체와 경쟁 끝에 문화의 달 개최권을 따냈다. 섬 지역에서 문화의 달이 열리는 것은 제주도를 제외하곤 신안군이 처음이다.

자은도 해변의 사구(砂丘)를 배경으로 설치된 피아노. 최경호 기자

자은도 해변의 사구(砂丘)를 배경으로 설치된 피아노. 최경호 기자

문화의 달 무대인 자은도는 우리나라에서 열두 번째 큰 섬이다. 자연이 만들어낸 해변 사구(砂丘)를 배경으로 섬 곳곳에 ‘피아노의 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행사 기간엔 국내 유일의 AI(인공지능) 피아노와 1800년대 만들어진 피아노 등도 전시된다.

문화의 달에 함께 열리는 ‘신안 세계 김밥 페스타’ 및 경연대회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미국 등지에서 K푸드로 명성을 떨친 김밥의 진수를 보여주는 이벤트다. 김밥은 지난 8월 국내 업체가 미국 500여 개 매장을 통해 판매한 냉동김밥 250t이 단기간에 완판될 만큼 국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상품명도 ‘김밥(Kimbap)’이라는 한국어를 그대로 써 일본 ‘스시’와 차별화했다.

국내 최초로 김밥을 주제로 한 페스타를 여는 신안은 김과 쌀, 시금치, 참깨 등 김밥 재료들의 산지다. 8명의 셰프가 흑산홍어돌미역김밥, 신의개펄낙지김밥, 비금도섬초새우젓김밥 등 다양한 김밥을 선보인다. 신안산 농수특산물을 활용한 김밥 요리대회는 축제 개막일에 열린다.

국내산 홍어산지인 신안의 역사성을 강조한 공연도 열린다. 신안 우이도 출신인 홍어장수 문순득의 경험담을 담은 『표해시말(漂海始末)』 연극이다. 문순득은 1801년 홍어를 사러 흑산도에 갔다가 풍랑을 만나 오키나와·필리핀·마카오에 표류하고 3년2개월 만에야 돌아왔다.

당시 문순득 생환 소식은 우이도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손암 정약전(1758~1816년)의 귀에 들어간다. 그는 문순득을 불러 표류 과정과 해외 풍속·언어·의복·선박 등을 들은 뒤 『표해시말』을 썼다. 지금도 우이도에는 정약전 유적지, 문순득 동상과 생가 등이 남아 있다.

임동창 신안 문화의 달 총감독은 “예술을 통해 섬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여주고 싶다는 박우량 신안군수의 제안에 무대를 맡았다”며 “피아노와 섬이 어우러진 10월 문화의 달 행사를 통해 신안의 잠재력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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