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3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에 대해 “선거 결과에서 교훈을 찾아 차분하고 지혜롭게 변화를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윤 대통령이 참모진에게 당부한 메시지를 전하며,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국민의힘 지도부에도 윤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선거 패배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입장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지난 12일 “정부는 어떠한 선거 결과든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이 ‘변화’를 주문함에 따라 대통령실의 국정 기조 변화와 인적 쇄신이 뒤따를지도 주목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지난 추석 연휴 이후 민심 중심의 정책 드라이브를 건 상황”이라며 “조만간 국민이 체감할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 11월 초를 기점으로 내년 총선과 맞물려 일부 수석과 비서관급 참모진에 대한 인적 개편도 준비 중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엔 대통령실에서 ‘한·일친선협회중앙회’와 ‘일·한친선협회중앙회 대표단’을 접견했다. 대표단은 ‘김대중·오부치 21세기 한일파트너십 공동선언’ 발표 25주년 기념행사차 서울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 이후 양국 왕래와 인적교류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한·일 관계의 개선과 발전이 양국 국민의 바람이자 뜻임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가와무라 다케오 중앙회장과 일본 측 지역 회장들은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계속 힘을 보태겠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오후엔 전남 목포시 공생원에서 개최된 ‘공생복지재단 설립 95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공생복지재단은 호남에서 가장 오래된 사회복지시설로, 1928년 목포 양동교회의 윤치호 전도사가 설립했다. 윤 전도사가 6·25전쟁 중 실종된 후에도 그의 일본인 부인인 고(故) 윤학자 여사(일본명 다우치지즈코)가 공생원을 운영하며 한국 고아 4000여명을 돌봤다. 윤 여사가 56세로 사망했던 1968년 11월 목포에선, 그녀가 일본인임에도 목포시 최초의 시민장이 치러졌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힘들고 어려웠던 격동의 세월 속에서도 윤학자 여사님의 사랑은 한·일 양국 국민의 마음을 움직였다”며 “공생원이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데 앞장서는 것은 물론이고 한·일 양국 우정의 상징으로 더욱 발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오전 한·일, 일·한 친선협회 대표단의 접견에서도 공생원 얘기가 나왔다”며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바로 이 공생원에서 출발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 사람의 국민도 홀로 뒤처지고 방치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챙길 것”이라며 약자복지의 실현도 강조했다. 현장에는 에토 세이시로 일본 자민당 의원, 김영록 전라남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목포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제104회 전국체전 개회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 누구나 스포츠 권리를 공정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스포츠 인프라 확충과 소외 계층 및 장애인의 스포츠 권리 보장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