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불붙은 편의점 택배 경쟁…"30조원 중고거래 시장 덕봤다"

중앙일보

입력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애플리케이션 중고나라를 이용한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 세븐일레븐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애플리케이션 중고나라를 이용한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 세븐일레븐

개인 간 중고 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편의점 택배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편의점들은 자체 물류 시스템을 이용해 추석 연휴에도 쉬지 않고 수거와 배송 서비스를 진행했다.

13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CU의 ‘알뜰택배’ 이용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0% 증가했다. 지난해(전년 대비 89.7% 증가)에 이어 올해도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인 셈이다. 같은 기간 GS25의 ‘반값택배’도 이용 건수에서 13.4%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반값택배와 알뜰택배는 각 편의점의 자체 물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다. 반값택배가 2019년 먼저 출시돼 호응을 얻자, 이듬해 CU가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 GS25가 편의점 택배 시장의 70%를 점유하며 우위를 보이고 있으나, 업계 최대인 1만7000여 개의 점포망을 갖춘 CU 추격세도 만만치 않다.

GS25·CU 2파전…세븐일레븐 등도 참전 

현재 월평균 이용 건수는 반값택배가 약 100만 건으로 알뜰택배(약 30만 건)의 세 배가 넘는다. CJ대한통운과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이마트24에서도 최근 3개월간 택배 이용 건수가 지난해 대비 약 100% 증가하는 등 매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편의점 택배 시장이 커지는 것은 개인 간 중고 거래의 폭발적인 증가세와 무관치 않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국내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2008년 4조원에서 2021년 24조원까지 커졌다. 올해는 30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GS25의 자체 조사 결과 반값택배 이용 고객의 72%는 중고 거래가 목적이었다. 당근 등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은 거래 금액만 받고 잠적하는 이른바 ‘먹튀’를 방지하기 위해 개인 간 대면 직거래를 추천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개인 정보 노출과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편의점 택배를 선호하고 있다.

편의점 GS25에서 직원이 반값 택배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 GS리테일

편의점 GS25에서 직원이 반값 택배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 GS리테일

이런 소비자 특성을 반영해 편의점 간 점유율 끌어올리기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택배 고객의 매장 방문이 늘면 늘수록 매장 내 일반 상품의 매출이 늘어나는 ‘덤 효과’도 있어서다.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는 GS25는 인프라 확대를 통한 신규 고객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이달 10일부터는 업계 최초로 제주도와 내륙 간 반값택배 서비스를 시작했다. 추격하는 입장인 CU는 중고 거래 플랫폼과의 협력을 한층 강화해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CU는 이달 말까지 중고나라·번개장터에서 알뜰택배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무제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할인 행사 시기에는 택배 가격이 건당 1000원 아래로 내려가기도 한다. 편의점 초저가 경쟁이 택배로 옮겨붙은 셈이다.

두 회사는 추석 연휴나 지난 8월 14일 ‘택배 없는 날’에도 자체 배송망을 이용해 휴무 없이 수거와 배송 서비스를 이어갔다. 심지어 일부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면 500원을 할인해주거나,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한 예약 서비스에서 커피 쿠폰도 지급했다. 주요 택배사들이 쉬는 동안에 편의점들이 오히려 할인 행사를 진행하자 수요가 몰려 이용 건수가 평상시보다 100%가량 늘기도 했다.

이마트24 택배 이용 건수 전년 대비 100%↑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중고나라 앱 이용자에게는 연말까지 월 2회 택배비를 받지 않기로 해 할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중고나라 앱에서 물건을 판매하고 세븐일레븐 택배로 배송하면 연말까지 아이디(ID) 1개당 6차례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세븐일레븐의 관계사인 롯데쇼핑은 2021년 중고나라 인수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며 온·오프라인 협업을 늘리고 있다. 올해 초 중고나라와 함께 선보인 비대면 중고 거래 서비스 ‘세븐픽업’의 누적 거래 건수는 1만건을 넘었고, 이용자의 70% 이상이 안전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여성이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