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충격의 3연패 탈락… 설욕 기회 얻지 못한 커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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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를 꺾고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한 뒤 야구장 내 수영장에서 자축하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선수들. AP=연합뉴스

LA 다저스가 충격의 3연패로 가을 야구에서 탈락했다. 정규시즌 100승을 거뒀지만, 가을 야구에선 또다시 힘을 쓰지 못했다.

다저스는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 3승제) 3차전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2-4로 졌다. 안방에서 열린 1·2차전에서 모두 졌던 다저스는 3연패을 당하면서 애리조나에게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 4승제) 티켓을 내줬다. 애리조나가 2007년 이후 16년 만에 NLCS에 진출했다.

다저스는 최근 11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10번이나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하는 등 압도적인 힘을 뽐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단축시즌으로 치러진 2020년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을 뿐 가을야구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올해도 100승 62패를 거두며 NL 승률 2위에 올라 와일드카드 시리즈(NLWS)를 치르지 않았으나 1승도 못 거두고 짐을 쌌다.

승부는 3회에 갈라졌다. 애리조나 선두타자 헤랄도 페르도모가 다저스 선발 랜스 린으로부터 솔로포를 때려냈다. 1사 이후엔 케텔 마르테가 다시 홈런을 때려 2-0을 만들었다. 토미 팸이 직선타로 아웃됐지만 크리스티안 워커가 다시 좌측 담장을 넘는 아치를 그렸다.

린의 수모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가브리엘 모레노에게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를 허용했다. 비디오 판독 끝에 파울이 선언됐지만, 모레노가 이번엔 좌중간 펜스를 넘는 홈런을 터트렸다. 4-0. 린은 포스트시즌 사상 한 이닝에 홈런 4개를 내준 투수가 됐다.

다저스는 7회 초 2사 후 맥스 먼시, 윌 스미스, 크리스 테일러,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4연속 안타로 2점을 따라붙었으나 끝내 뒤집진 못했다. 애리조나 마무리 엠마뉘엘 리베라는 9회 세 타자를 가볍게 처리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8일 열린 NLDS 1차전에서 애리조나 모레노에게 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이는 LA 다저스 클레이턴 커쇼. AP=연합뉴스

커쇼의 두 번째 우승 반지 도전도 허무하게 끝났다. 시즌 막바지 부상을 입었으나 1차전 선발로 나섰던 커쇼는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고 6실점한 뒤 1회에 강판됐다. 유독 가을만 되면 힘을 쓰지 못했던 커쇼는 4차전에 설욕을 다짐했지만, 기회가 오지 않았다.

디펜딩 챔피언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4차전에서 미네소타 트윈스를 3-2로 눌렀다. 1차전 패배 이후 3연승을 거둔 휴스턴은 7년 연속 ALCS에 진출했다. 아메리칸리그 역대 최장 기록이다. 휴스턴은 텍사스 레인저스와 월드시리즈 진출을 다툰다.

ALDS 4차전에서 결승 투런포를 터트린 휴스턴의 마이클 브랜틀리. AP=연합뉴스

미네소타는 로이스 루이스의 좌중월 솔로 아치로 앞서갔다. 하지만 휴스턴도 2회 초 마이클 브랜틀리의 우중월 1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4회엔 호세 아브레유가 투런포를 터트려 경기를 뒤집었다. 미네소타도 6회 에두아르 줄리엔의 좌월 1점 홈런으로 따라붙었으나 휴스턴 불펜을 무너트리지 못했다. 휴스턴 선발 호세 우르퀴디는 5와 3분의 2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한편 미국 현지에서는 최근 포스트시즌 방식을 변경하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디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 켄 로젠털은 "더 높은 시드의 팀이 탈락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포맷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규시즌 성적이 좋은 팀이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NL 승률 1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1승 2패로 뒤져 있고, 2위 다저스는 탈락했다. AL 승률 1위 볼티모어 오리올스도 ALDS에서, 2위 탬파베이 레이스는 ALWS에서 탈락했다. 로젠털은 "KBO리그처럼 디비전시리즈 직행팀에 1승을 주고 시리즈를 시작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