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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공원·수목원 대신 54홀 파크골프장...쓰레기매립장의 변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해 5월 세종시에서 열린 어버이날 기념 파크골프 대회의 한 장면. 연합뉴스

올해 5월 세종시에서 열린 어버이날 기념 파크골프 대회의 한 장면. 연합뉴스

쓰레기매립장을 흙으로 덮어 메운 땅에 전국 최대 규모의 파크골프장이 조성된다. 울산시는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남구 태화강역 인근 옛 삼산·여천 쓰레기매립장 22만 6653㎡에 54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지을 계획이다. 공사는 내년 7월 착공해 2025년 10월 마칠 예정이다.

파3는 물론 파4·5 코스까지

삼산·여천 쓰레기매립장은 1981년부터 1994년까지 생활 쓰레기를 묻었던 곳이다. 이후 흙으로 덮어 메운 뒤 2009년 초까지 부지 안정화 작업을 거쳤다. 현재는 나무와 잡풀이 자란 빈 땅이다. 울산시는 50~70m 길이의 ‘파(Par)3’ 4개 코스, 80~120m ‘파4’ 10개 코스, 120~150m ‘파5’ 4개 코스 등 최소 36홀에서 최대 54홀을 조성할 방침이다. 클럽하우스·연습장·샤워공간, 그늘집 개념의 매점 같은 부대시설도 따로 만든다. 전체 부지 가운데 순수 파크골프장이 차지하는 면적은 8만여㎡다. 주변은 수목으로 꾸밀 예정이다. 회원제로 운영하는 일반 골프장 수준의 경관이 갖춰지게 된다는 의미다. 시는 완공 후 전국 파크골프 대회 개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롯데 측 소유 땅...398억에 산다

파크골프는 중장년층의 대표적인 생활 스포츠다. 지자체마다 앞다퉈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고 있지만, 54홀 규모에 클럽하우스까지 갖춘 골프장을 쓰레기매립장에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울산시 관계자는 “(파크골프장이 지어질) 옛 쓰레기매립장 상당수 부지가 롯데정밀화학 소유여서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부지 매입비 398억원을 별도로 준비한 상태”라며 “다음 달에 기본구상 수립 용역이 끝나면 낙동강유역환경청과 별도 협의 후 차례대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혐오시설인 쓰레기매립장은 지자체들이 사용 가치가 다하면 그 자리를 메워 땅을 만든 뒤 주로 재활용해왔다.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공원이나 수목원 같은 시설을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난지도로 알려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이 그중 하나다. 상암동과 성산동 일원에 위치한 월드컵공원은 1978년~1993년 15년간 서울 시민이 내다 버린 쓰레기로 만들어진 매립지를 새롭게 메우고 꾸며 만든 생태공원이다. 쓰레기매립장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듯 공원엔 공원 조성 과정에 발생한 침출수, 매립가스 처리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인 ‘에코투어’도 있다.

대구 가을 명소인 대구수목원 전경. 사진 대구관광뷰로

대구 가을 명소인 대구수목원 전경. 사진 대구관광뷰로

쓰레기매립장이 수목원, 도서관으로  

대구를 찾은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대구수목원도 쓰레기매립장이었다. 대구수목원은 쓰레기매립장을 덮어 2002년 문을 열었다. 현재는 24만6503㎡의 면적에 1800여종의 식물이 자란다. 다양한 수목이 자라는 부산 해운대수목원도 쓰레기매립장의 재활용 사례다. 이밖에 제주도는 27년 동안 제주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묻은 봉개 매립장을 공원과 체육시설로 바꾸고 있다. 광주광역시 역시 2016년 폐쇄한 상무소각장 터에 가칭 광주대표도서관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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