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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쪽 다리엔 가락지…대 끊겼던 황새, 연천 민통선 출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29일 오전 8시쯤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인근 밭에서 겨울 철새인 멸종위기종 1급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 한 마리가 발견됐다. 황새가 접경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이례적이다. 사진 이병주씨

지난달 29일 오전 8시쯤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인근 밭에서 겨울 철새인 멸종위기종 1급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 한 마리가 발견됐다. 황새가 접경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이례적이다. 사진 이병주씨

경기도 연천 북한 접경지역에서 진귀한 겨울 철새인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가 발견됐다. 이석우(65) 임진강생태네트워크 대표는 “지난달 29일 오전 8시쯤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인근 임진강 밭에서 멸종위기종 1급 겨울 철새 황새 한 마리가 한 농부에 의해 발견됐다”고 10일 밝혔다. 발견된 장소 반경 1㎞ 이내엔 임진강변 습지가 널리 분포돼 있다.

황새를 발견해 사진을 촬영한 농부 이병주(67)씨는 “사진과 영상으로만 봐오던 황새를 연천 민통선 지역에서 실제 목격한 게 반갑고 신기했다”며 “연천 민통선 지역에서 평생 살며 24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데, 어린 시절 말로만 들었던 황새를 만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8시쯤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인근 밭에서 겨울 철새인 멸종위기종 1급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 한 마리가 발견됐다. 황새가 접경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이례적이다. 사진 이병주씨

지난달 29일 오전 8시쯤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인근 밭에서 겨울 철새인 멸종위기종 1급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 한 마리가 발견됐다. 황새가 접경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이례적이다. 사진 이병주씨

다리에 인식표 찬 황새…자연으로 방사된 개체인 듯  

임진강생태네트워크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황새는 몸길이 1m에 몸무게는 4㎏ 정도 되는 성체다. 황새의 암수는 생김새가 거의 같아서 겉모습으로 구별이 어렵다. 특이한 점은 한쪽 다리에 인식표(가락지)가 채워져 있었다는 점이다. 밴딩은 황새를 방사할 때 해당 기관 측이 추적 확인을 위해 다리에 가락지 형태로 부착하는 것이다. 다만 가까이서 관찰된 게 아니어서 인식표의 내용은 확인되지 못했다. 이석우  대표는 “인식표로 미뤄볼 때 국내 황새복원 기관 또는 해외의 기관이 인식표를 부착해 자연으로 돌려보낸 황새일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황새는 전 세계에 3000여 마리가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동북부인 시베리아와 연해주 남부, 중국 동북부지방에서 주로 번식한다. 한국과 중국 남부지역, 양쯔강 유역, 타이완 남부지역, 홍콩, 일본 등지에서 소수의 개체가 겨울을 보낸다. 키 큰 나무나 인공 구조물(송전탑 등)에 둥지를 지으며 연안 습지, 갯벌, 농경지에서 개구리, 미꾸리, 붕어, 뱀 등을 주로 잡아먹는다. 습지와 하천 매립, 개간 등으로 인해 서식지가 감소하고, 감전 또는 전깃줄 충돌 등으로 인해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앞서 임진강생태네트워크는 지난 6월 24일 오후 이번 황새 발견지점 인근 임진강 습지에서 황새 한 마리를 발견한 바 있다. 당시 발견했던 황새는 다리에 인식표가 없어, 이번 황새와 달리 자연에 자생하는 황새 개체로 추정됐다.

지난 6월 2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인근 임진강 습지에서 겨울 철새인 멸종위기종 1급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 한 마리가 발견됐다. 황새가 접경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이례적이다. 사진 임진강생태네트워크

지난 6월 2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인근 임진강 습지에서 겨울 철새인 멸종위기종 1급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 한 마리가 발견됐다. 황새가 접경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이례적이다. 사진 임진강생태네트워크

황새는 1971년 4월 4일 충북 음성에서 번식하던 한 쌍 중 수컷이 밀렵꾼의 총에 맞아 수컷이 죽으면서 텃새로서의 대가 끊겼다고 한다. 북한에서도 1980년대 이후로 번식하는 황새가 발견되지 않았다.

황새 복원 사업이 본격화한 건 1996년 10월 한국교원대가 황새복원센터(현 황새생태연구원) 문을 열면서부터다. 2015년 9월 3일부터 순차적으로 자연에 방사되고 있다. 이후에도 충남 예산 등 지자체가 환경단체 등과 협력해 황새 복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요즘은 전남 해남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겨울에 시베리아 등지에서 소수의 황새가 날아와 월동 후 봄에 돌아간다. 이석우 대표는 “이번에 발견된 황새가 충청 지역에서 복원 후 방사된 개체가 서식환경이 좋은 연천 민통선 지역 일대로 서식지를 옮겨와 텃새 화 됐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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