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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2차대전때 잠수함' 썼다고? 대만 '자국산 1호' 진수 [밀리터리 브리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밀리터리 브리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요즘 전 세계의 안보 정세는 편한 날이 없습니다. 세상이 불안해지자 각 국이 이에 대해 대비를 하느라 바빠졌습니다.

밀리터리 전문 커뮤니티 '밀리돔'을 운영하면서, 중앙일보 온라인을 비롯해 여러 매체에 군사 관련 기고를 하는 최현호 대표가 정신없이 쏟아지는 안보 관련 뉴스 가운데 눈여겨 볼만한 3건을 추린 뒤 매주 월요일 아침 '밀리터리 브리핑'으로 여러분들을 찾아뵙습니다.

지난 주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중국의 위협으로 첨단무기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만이 자체제작한 첫 잠수함을 진수했다. 군 규모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 육군이 그동안 규모가 커진 특수전 부대의 일부 감축을 추진하면서 의회가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란제 샤헤드-136 자폭 드론을 자체적으로 개량하고 있는데, 생산 비용을 낮추려는 시도로 보인다.

①대만, 첫 자국산 잠수함 진수
지난달 28일, 대만이 처음으로 자체 제작한 잠수함인 하이쿤(海鯤)의 진수식이 열렸다. 대만은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운용했던 잠수함 두 척과 1980년대 네덜란드에서 사들인 잠수함 두 척을 보유하고 있지만, 심각한 노후화로 대체가 시급한 상황이다.

진수식을 앞둔 대만의 하이쿤급 잠수함. 대만 총통부 플리커

진수식을 앞둔 대만의 하이쿤급 잠수함. 대만 총통부 플리커

중국의 방해로 해외 도입이 어려워지자 2014년 미국의 도움을 받아 재래식 잠수함을 자체 건조하겠다는 계획(潛艦國造)을 발표했다. 2016년 대만의 대만국제조선공사(CSBC)가 자체 개발 계획을 구체화했고,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기술 이전을 승인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건조는 2021년 11월 16일 가오슝의 CSBS 시설에서 시작했다.

건조 이전부터 일부 설계 특징이 알려졌다. 2019년 5월 X자형 방향타를 가진 축소 모형이 공개됐는데, 일부 매체들은 일본의 소류급 잠수함과 유사하다면서 일본이 기술을 지원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대만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해 준 것은 없다.

잠수함의 제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길이 약 70m, 수중 배수량은 2500t으로 보인다. 전투 관리 시스템은 미 해군이 사용하는 AN/BYG-1이며, 미국제 MK.48 모드6 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 어뢰와 UGM-84L 하푼 블록Ⅱ 잠수함 발사 대함미사일로 무장할 예정이다. 이전에 대만 해군 관계자가 공기불요추진(AIP) 시스템 대신 자국 업체가 개발한 고효율 배터리를 갖출 예정이라 밝혔는데,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 채택하기 시작한 리튬이온 배터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만은 이번에 진수한 시제 잠수함을 시험 평가한 후 후속함 건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총 8척 보유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만의 계획대로 하이쿤급이 취역하면, 유사시 대만을 포위하겠다는 중국의 계획은 어려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②미 육군, 군 구조 일부 변화 추진
모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 육군이 군 구조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 육군은 지난달 30일 끝난 2023년 회계연도에 복무 연장을 택한 병사들 덕분에 목표한 45만 2000명의 현역병 숫자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모병은 목표한 6만 5000명에서 1만 명이 부족한 5만 5000명에 그쳤다. 현역 45만 2000명은 몇 년 전까지 유지했던 48만 5000명보다 여전히 적은 숫자다.

훈련 중인 미 특수전 사령부 요원들. 미 국방부

훈련 중인 미 특수전 사령부 요원들. 미 국방부

아직 확정하진 않았지만, 미 육군은 모병 방식을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모병 대상을 대학 경험이 있는 청년층으로 확대하고, 새로운 군 직업 전문 분야를 신설하며, 3성 장군이 4년 임기의 육군 모병 사령부를 책임지게 하는 등 몇 가지 구상을 공개했다.

모병 확대 노력과 함께 병력 구조 조정을 통해 일부 부분의 감축도 시도하고 있다. 크리스틴 워머스 미 육군장관과 랜디 조지 육군 참모총장은 병력 감축으로 인해 생긴 빈자리를 없애고, 부대 내 전문 직종의 숫자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등 조처를 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움직임은 특수전 부대를 일부 감축하여 병력 구조를 바꾸는 것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워머스 장관은 육군이 그동안 집중해 온 대(對) 반란과 대(對) 테러작전에서 대규모 전투 작전으로 전환하는 순간에 있기 때문에 병력 구조를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육군 특수전 부대는 9ㆍ11 테러 이후 지난 20년간 수요가 늘면서 인원이 늘었었다.

워머스 장관과 조지 총장이 계획하는 특수부대 감축 규모는 최대 3000명으로 알려졌다. 감축될 인원은 작전 요원이 아니라 본부, 군수 및 지원 부서의 중복 직책에서 나올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 의회에서는 육군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면서 감축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브라이언 펜턴 특수전사령부 사령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반대하고 있다.

③러시아, 샤헤드-136 자폭 드론 개조 중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러시아가 이란제 샤헤드-136 자폭 드론을 자체 생산하면서 일부 설계를 변경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가 기존 폭발 파편 탄두를 텅스텐 볼을 포함한 폭발 파편 탄두로 개량했고, 엔진도 이란 회사 제품에서 중국 회사 제품으로 교체했다는 게 우크라이나의 분석이다. 이 외 동체 제작 방법을 바꿨고, 동체 소재도 허니컴에서 폴리우레탄 등으로 변경했는데, 이란제 샤헤드-136 자폭 드론과 큰 성능 차이 없이 제조 비용을 줄이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러시아제 샤헤드-136 드론 파편들. Ukrainian Military Center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러시아제 샤헤드-136 드론 파편들. Ukrainian Military Center

최근 이란이 새로운 샤헤드-136 드론을 공개하면서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에 공급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란은 최근 방송을 통해 피스톤 엔진을 제트 엔진으로 바꾼 새로운 샤헤드-136 자폭 드론을 공개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하는 샤헤드-136 자폭 드론은 순항 속도가 시속 190㎞ 정도지만, 제트 엔진을 장착하면 더 빨라져 요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트엔진은 높은 온도의 열을 방출하기 때문에 열추적 방식의 휴대용 지대공미사일에는 쉽게 탐지될 수 있다. 다만, 제트엔진을 장착할 경우 1900㎞로 알려진 항속거리가 짧아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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