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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이라도 매일 벌어 좋다"…잘파세대 날마다 용돈 버는 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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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대합실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시민들. 연합뉴스

서울역 대합실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시민들. 연합뉴스

대학 새내기인 2004년생 한채연(19)씨는 날마다 한 번 이상 카카오뱅크·토스·모니모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한다. 적립금을 주는 각종 '챌린지'에 참여하기 위해서인데, 이를 까먹지 않으려 휴대전화 알림도 맞춰 뒀다. 고등학생 때부터 다수 인터넷은행에서 동시에 단기 적금을 굴릴 정도로 '용돈 모으기'에 관심이 많은 한씨는 "챌린지에 성공하면 뿌듯하고, 쌓다 보면 어느새 1만원 돈이 되니까 '앱테크'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8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한씨 같은 10·20대 '잘파세대(Z세대 알파세대)' 10명 중 8명(77.7%)이 앱테크(애플리케이션 재테크)로 용돈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앱테크란 애플리케이션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모바일 앱을 통해 특정 행동을 수행하고 소액의 보상을 받는 것을 뜻한다. 예컨대 만보 걷기나, 퀴즈를 푸는 이벤트에 참여해 현금성 포인트를 획득한다. 디지털 활용도가 높은 잘파세대는 앱을 활용한 챌린지나 게이미피케이션(게임 요소 적용)에 익숙하다는 점이 앱테크 참여율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잘파세대의 금융 관심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성년자(초·중·고생)의 관심사를 조사한 결과, 성적·시험(58%) → 앱테크(55%) → 용돈 추가 마련(53.7%) 순이었다. 잘파세대가 앱테크로 버는 액수는 월평균 용돈의 6% 수준으로 집계됐다. 고물가에 '짠테크(짜다+재테크)'로 티끌 모아 태산을 실천하려는 것이다.

금융사 입장에선 미래의 잠재 고객을 끌어들이고, 자사 앱 이용 시간을 늘리는 이른바 ‘락인(Lock-in, 머무르게 하기) 효과'를 기대한다. 황선경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잘파세대는 생애 주기상 주요 과업인 학업과 시험, 교우관계에 대한 관심만큼 금융·경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중학생이 되면서부터는 금융 거래에서 부모 의존도가 감소하고, 본격적으로 모바일 뱅킹과 핀테크 앱을 이용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금융사뿐 아니라 각종 플랫폼도 앞다퉈 앱테크 서비스를 내놓는 추세다. 4일 카카오페이는 또래보다 카드값이 적으면 포인트를 쌓아 주는 '카드 절약 챌린지'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최근 마켓컬리는 앱 안에서 작물을 키우는 게임인 '마이컬리팜'을 선보였다. 작물을 잘 수확하면 컬리는 보상으로 이용자가 고른 작물을 배송해 준다. 이외에도 다양한 앱에서 ▶만보기 ▶출석체크 ▶설문조사 ▶오퍼월(앱 내에서 광고에 참여하면 소정의 보상을 주는 방식) 등 앱테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MAU(월간활성이용자)와 이용 시간을 늘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학생 신혜수(27)씨는 앱테크를 하면서 토스 앱에 하루 10번씩은 접속하고 있다. 토스 만보기와 '친구와 함께 켜고 포인트 받기'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앱을 수시로 열어보는 습관이 생겼다. 신씨는 "큰돈 아닌 '티끌'이라도 날마다 벌 수 있어 좋다"며 "금융 앱을 자주 살피니까 낭비도 덜 하게 되고, 최근에는 토스에서 소액으로 주식을 시작하면서 투자 공부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앱테크가 금융과 경제에 관한 관심을 키워줬다는 설명이다.

다만, 앱테크를 할 때 조심할 점이 있다.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요구하거나 추천인 모집과 투자를 권유하는 앱테크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치 않는 마케팅과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또 포인트의 사용처와 기한, 현금화 여부에 제한을 두는 경우도 많아 관련 내용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박지홍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앱테크로 큰 금전적 이익은 얻기 어려우므로 고수익을 홍보하는 앱은 의심할 필요가 있다"며 "평소 생활하는 습관이 앱테크와 맞는지도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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