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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역 난동' 최원종 앓은 조현성 인격장애 환자 절반, 최근 진료 기록 전무

중앙일보

입력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의 가해자 최원종이 앓은 조현성 인격장애 환자 절반은 최근 3년 내 병원 진료 기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혜영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2021년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로 진료를 본 환자 2명 중 1명은 최근까지 진료 이력이 없었다.

분당 흉기 난동범 최원종이 지난 8월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성남수정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분당 흉기 난동범 최원종이 지난 8월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성남수정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진료 인원은 195명인데 104명(53.3%)은 2022년까지 1년간 진료 이력이 확인되지 않았다. 2020년에 진료 본 225명 가운데 127명(56.4%) 역시 2년간 진료 이력이 없었다. 2019년 223명 중 110명(49.3%)도 3년 이내 진료 기록이 전무했다. 건강보험 가입자 중 조현성 인격장애로 진료받은 이들 절반 가까이에서 장시간 진료 이력이 확인되지 않은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서현역 난동범인 최원종은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 진단을 받았지만, 최근까지 3년간 치료 기록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이 기간 질환이 피해망상이나 환청 등으로 악화했을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조현성 인격장애는 질병 코드 F60.1로 대인관계나 사회활동에 흥미 없이 냉정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표는 “사회적 및 그 외 접촉들로부터 물러서서 환상, 고립적 활동 그리고 자기성찰을 선호하는 인격장애”라며 “느낌을 표현하거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되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조현병이 망상·환청, 와해된 사고와 언어 등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2019년 경남 진주 아파트에서 방화와 흉기 난동으로 22명의 사상자를 낸 안인득이 조현병을 앓았다.

  조현병 환자는 2019~2021년 연간 10만8000명 안팎 수준으로 진료를 받았는데 10명 중 1명꼴로 최근 진료 기록이 확인되지 않았다. 1년간 진료 이력이 없는 환자는 15.9%(약 10만8000명 중 1만7000명), 2년간 14.5%(약 10만7000명 중 1만5000명), 3년간 14.3%(약 10만8000명 중 1만5000명)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진료이력 없는 조현성 인격장애 환자 현황. 자료 최혜영 의원실

최근 3년간 진료이력 없는 조현성 인격장애 환자 현황. 자료 최혜영 의원실

 전체 정신 질환으로 넓혀보면 2019~2021년 진료 본 환자 중 1~3년 내 진료 이력이 없는 환자가 100만명 안팎씩 달했다. 2021년 진료 본 약 362만명 중 35.5%(128만명)는 1년 내 기록이 없었다. 2020년 332만명 중 30.4%(101만명)는 2년간, 2019년 322만명 중 29.2%(94만명)는 3년 내 병원을 찾은 흔적이 확인되지 않았다.

조현병, 조현성 인격장애 등의 중증 정신 질환이 범죄로 직결되는 건 아니지만 최근 정신 질환자들이 자의적 치료 중단 후 범행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던 만큼 치료와 관리 체계를 정비해야 한단 목소리가 나온다.

 최혜영 의원은 “완치·비급여 진료 등의 사유로 진료 기록이 중단된 환자도 있겠지만, ‘신림동 등산로 살인사건’,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처럼 정신질환 진단을 받고도 진료를 자의적으로 중단한 환자도 있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보건복지부는 장기간 진료 이력이 없는 환자들의 사유를 면밀히 파악하고, 이들이 지속해서 진료받을 수 있는 대책과 효과적인 사례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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