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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KB 회장 인선에 "평가기준보다 후보군 먼저 정해" 지적

중앙일보

입력

이복현 금융감독위원장이 차기 회장 내정을 앞둔 금융그룹들에 더 투명하고 공정한 승계 시스템을 주문했다.

KB에 “CEO 후보 대상 확정 후 평가기준 정해” 지적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비대면 금융사고 예방 추진을 위한 협약식에 참석해 국내 은행장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비대면 금융사고 예방 추진을 위한 협약식에 참석해 국내 은행장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 원장은 5일 ‘비대면 금융사고 예장 추진을 위한 협약식’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KB금융지주가 최근 신임 회장 후보를 선출한 데 대해 “상대적으로 잘하려고 노력하신 건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CEO 후보 대상을 확정한 이후 평가의 기준과 방식을 정했는데, 조금 더 개선의 여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태오 DGB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도 제동을 걸었다. 지난달 25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개최한 DGB금융그룹은 “회장은 만 67세가 초과하면 선임 또는 재선임될 수 없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1954년생인 김태오 현 회장은 나이 요건을 초과했지만, 일각에서는 여타 금융그룹이 나이 요건을 만 70세 이하로 규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규정을 변경 후 김 회장이 3연임에 나설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이 원장은 “다른 금융회사에 맞춰서 회장 선임 연령제한을 높이는 것은 합리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회추위가 시작된 이후에 현재 회장 연임이 가능하도록 (연령 제한을) 바꾼다는 건 축구를 시작했는데 중간에 규칙을 바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배구조법 개선 등 금융사 내부통제에 대해서는 “지배구조법 개정이 이슈인데 특정 방식으로 회장을 선임하면 된다, 안 된다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의사결정 거버넌스에 영향을 미칠 듯하다”고 전했다.

“기준금리 높이는 데 찬성…정책금융은 숨 쉴 구멍”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비대면 금융사고 예방 추진을 위한 협약식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비대면 금융사고 예방 추진을 위한 협약식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 원장은 또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해야 한다는 데 한국은행과 이견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해 “9월 증가 폭은 전월 대비 1조원가량 줄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도 전월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6조 2000억원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9월 증가 폭은 5조원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2021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5.4% 정도였는데 지금은 102%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명목성장률 대비 가계부채 성장률이 떨어져야 한다는 게 이번 정부의 대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화당국의 긴축 기조와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및 정책모기지(담보대출)가 상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통화당국(한국은행)과 금융당국에 이견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원장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높이는 노력에 대해서는 100% 찬성한다”면서도 “예상치 못한 고금리, 금리 상승 추세에 적응할 수 있도록 숨 쉴 구멍이 필요하다. 정책금융은 폭발할 것 같은 데 물을 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러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거시금융 흐름이나 주체의 구성을 생각하면 금융당국도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 기준금리가 5.5% 상단이 유지되고 있는데 특별히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직전 FOMC에 비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객관적인 근거는 없다”며 “국내 고유의 요인으로 만기가 11~12월에 몰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일별로 자본시장 현황을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원장은 라임 펀드 특혜 환매 의혹과 관련한 미래에셋증권 검사에 대해 “유의미한 정황이 나왔다”고 밝혔다. 다만 “검사 건에 대해서는 뭐라고 더 말씀드리기가 좀 그렇다”고 말을 아꼈다.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이 환매 중단 직전인 2019년 8~9월 다선 야당 국회의원과 기업 등 특정 투자자에게 특혜성 환매를 해준 정황을 검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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