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한 애들 싹 다…" DJ 앞세워 성매매 시킨 악질 디스코팡팡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사진 경기남부청

사설 놀이기구인 ‘디스코팡팡’ 매장 11곳을 운영하며 여학생 손님들을 협박해 성매매시킨 일당의 총괄 업주가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상습공갈교사 혐의로 디스코팡팡 매장 업주 A(45)씨를 지난달 25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넘겨진 피의자는 모두 30명이다.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수원·화성·부천·서울 영등포 등 11곳에서 매장을 운영하며 매장 실장들에게 학생을 유인해 이용권을 강매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디스코 팡팡은 음악에 따라 강하게 흔들리는 원판형 놀이기구로, DJ가 음악과 회전, 흔들림을 조작한다.

A씨는 직원들에게 “하루 (입장권) 200장씩은 뽑아낼 수 있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하라”거나 “길바닥에 돌아다니는 초등학생이나 순진한 애들 싹 다 데리고 오라고 하라”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금품 갈취를 지시했다.

이런 지시를 받은 DJ들은 학생들이 자신을 잘 따르는 점을 이용해 디스코팡팡 이용권을 외상으로 내준 뒤 돈을 갚지 못하면 성매매를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이 성매매를 거부하면 폭행과 협박, 감금까지 해 강제로 성매매하게 한 뒤 성매매로 받은 돈을 모두 갈취했다.

검거된 직원 중 7명은 단골로 오는 학생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하기도 했다. 이들이 피해 아동들과 함께 액상 대마 등 마약을 흡입한 정황도 확인됐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A씨는 디스코팡팡 DJ들이 학생들 사이에서 연예인 같은 존재로 여겨진다는 점을 악용해, 입장권 구매 금액별로 DJ와의 데이트권이나 식사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어 입장권 강매를 용이하게 했다.

경찰은 지난 2월 “여학생에게 성매매를 시킨다”는 112신고를 접수한 뒤 관련 참고인들을 소환 조사하고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등 집중 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금융거래 내용을 분석해 증거자료를 확보한 뒤 5차례에 걸쳐 윗선을 체포하는 방식으로 직원과 성매수 남성 등 30명을 검거하고 이 중 12명을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

앞서 경찰은 업주인 A씨의 지시로 직원들의 불법행위가 이뤄졌다고 보고 상습공갈교사 혐의를 적용해 지난 8월 2일과 11일 두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매출을 높이라는 A씨의 지시를 범죄 교사로 보기 어렵다”며 이를 모두 기각했고, 경찰은 불구속 상태에서 A씨를 조사해 검찰에 넘겼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