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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구치소서 보내온 자필편지 "기자 많이 와서 놀랐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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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이 취재진에 보낸 자필편지. 사진 JTBC 유튜브 캡처

정유정이 취재진에 보낸 자필편지. 사진 JTBC 유튜브 캡처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자필편지를 통해 "학대당했다 말한들 설득력과 증명력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4일 JTBC는 뉴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유정이 지난달 4일 취재진에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정유정은 편지에 "지난달 서신 주셨는데 회신이 늦어 죄송하다"며 "이곳(구치소)에서는 우표 한장도 구매하는 날이 정해져 있는지라 본의 아니게 답장이 늦어지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공판기일 날 기자님들이 너무 많이 와서 속으로 많이 놀랐다"며 "그만큼 저의 죄가 중하다는 생각에 지금은 반성하며 살아가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과외 앱을 통해 처음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 뉴스1

온라인 과외 앱을 통해 처음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 뉴스1

그는 JTBC에 편지를 보낸 이유에 대해 "제가 자주 보는 채널이기도 했고 탐사보도도 몇 번 본 적이 있다"며 "그렇지만 기자님께서 저에 대해 많이 궁금하신 점들도 있고, 회신도 받지 못하다 보니 할아버지가 거주하는 집 앞으로 자주 찾아오시고 아버지 회사까지 미행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유정은 공소장에서 의붓할머니가 자신을 오래 학대해 트라우마가 생겨 온전한 사회생활을 할 수 없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개인적으로 제가 당했던 학대들은 워낙 오래전 일이기도 해서 증거가 없다"며 "제가 어떤 일을 겪었다고 말한들 설득력과 증명력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 그래도 저에 대해 어떤 부분이 궁금하신지 해서 답장을 쓰게 됐다"고 했다.

끝으로 정유정은 "처서가 지났음에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다. 덥고 습한 날씨에도 먼 길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을 것 같다"며 "시간 내어 서신 보내주셔서 감사드리고 더위 조심하길 바란다"고 글을 마쳤다. 편지 내용에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정유정은 지난 5월 26일 부산 금정구에서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사체를 훼손한 혐의(살인 및 사체손괴, 절도 등)를 받는다. 그는 지난 18일 열린 첫 공판에서 우발적 범행이라는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계획적인 범행임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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