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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채 10년물 4.8% 돌파…옐런 "고금리 기정사실 아니다" 긴급 진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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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달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민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달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민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미국 국채 금리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고금리 시나리오'에 선을 긋고 나섰다.

3일(현지시간) 글로벌 시장금리의 ‘벤치마크’라고 불리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4.8%를 넘어섰다.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도 장중 4.95%까지 오르면서 5%대 돌파를 눈앞에 뒀다. 모두 2007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기조가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한 영향이다. 이날 미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도 긴축 장기화 기대를 키웠다. 8월 민간기업 구인 건수(961만 건)가 전월보다 69만 건(7.7%) 늘면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880만 건을 크게 웃돌았다. 미국 고용시장이 여전히 뜨겁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에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시장의 경계감을 키운 '고금리 시나리오'를 진화하고 나섰다. 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전날 워싱턴에서 열린 포천 최고경영자(CEO) 이니셔티브 콘퍼런스 연설에서 "사람들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낮추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아마도 (필요한 것이) 높은 금리의 지속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게 결코 기정사실은 아니라는 점을 우린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또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같은 투자 지출의 증가가 장기적으로 더 높은 금리를 의미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인구 통계적 추세와 같이 최근 수십 년간 금리를 낮추게 한 구조적 요인은 여전히 살아있고 잘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 경제가 "매우 낙관적"이라면서 그 근거로 탄탄한 소비·투자 지출과 주택 시장 안정, 단기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있는 점을 언급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REUTERS=연합뉴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REUTERS=연합뉴스

하지만 월가에서는 국채 금리가 더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헤지펀드계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자산운용 CEO는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5% 중반에, 10년 만기 물은 5%에 육박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채권왕'으로 불렸던 빌 그로스도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5%까지 갈 것 같다"며 "현재 시장은 국채 공급 전망과 Fed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 등으로 과매도 상태"라고 진단했다.

국채 금리 상승이 시장에 '쇼크'를 줄 수 있다는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LPL 파이낸셜의 로렌스 길럼 전략가는 "(국채 금리 상승의) 속도와 수준이 주택시장이든 소비자든 무언가 무너질 정도에 달했다"며 "주택담보대출 금리(모기지 금리)와 소비자 신용 금리, 자동차 할부 금리 등 대출 비용이 비싸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의 유동성 위기로 제2의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기 국채를 많이 보유했던 SVB는 금리 상승에 따라 자산 평가가치가 하락하면서 지난 2월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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