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환자 진료에 소요된 진료비 총액이 지난해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9.5% 증가한 것으로, 코로나19 관련 진료비와 고령인구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22년도 건강보험 주요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요양기관(의료기관·약국·보건소 등)에서 건강보험환자 진료에 소요된 비용으로 청구한 총 진료비는 102조 4277억원으로 나타났다. 공단에서 부담한 공단부담금 76조 7250억원과 환자 본인부담금 25조 7027억원을 합한 것으로, 전년(93조 5011억원) 대비 9.5%(8조 9266억원) 증가했다. 한해 진료비가 1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단은 진료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코로나19와 호흡기계 질환 진료비가 증가한 점을 꼽았다. 코로나19 관련 진료비는 2021년 1조 3033억원에서 지난해 5조 7206억원으로 338.9% 증가했다. 그 외 진료비는 같은 기간 92조 1978억원에서 96조 7071억원으로 4.9% 늘었다. 공단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진료비의 증가 대부분은 코로나 방역과 의료체계 유지를 위한 신속항원검사 및 PCR 검사비, 격리·재택치료비, 통합격리 관리료 지원 등이었다”고 설명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진료비는 전년 대비 8.6% 증가해 44조 1187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건강보험 적용인구 중 65세 이상은 17%(875만1000명)에 해당하는데, 이들의 진료비는 전체의 43.1%를 차지했다. 건보 적용 65세 이상 인구는 2021년 832만명에서 지난해 875만1000명으로 5.2% 증가했다. 65세 이상 1인당 월 평균 진료비는 42만 9585원으로, 전체 인구 1인당 월 평균 진료비(16만 6073원)의 약 2.6배였다.
건보 적용인구의 전체 입·내원일수는 10억 5833만일로, 전년 대비 10.5% 늘었다. 1인당 월평균으로 따지면 1.72일로, 65세 미만은 1.31일, 65세 이상은 3.75일이었다.
진료비에서 본인부담금을 제외하고 건보공단이 병·의원 등에 지급한 급여비는 76조 7250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진료비 중 급여비가 차지하는 비중인 급여율은 74.9%로, 2021년(75%), 2020년(75.3%) 등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급여비를 기관 종별로 보면, 종합병원급이 전체의 34.3%(26조 3310억원)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컸다. 이어 의원급이 30%(23조 70억원), 약국 19.9%(15조 2953원), 병원급 15.6%(12조 8억원) 순이었다. 병원급 기관 가운데 특히 정신병원 급여비는 2021년 3319억원에서 지난해 5095억원으로 53.5% 늘어 가장 증가율이 높았다. ‘정신병원’은 그간 종별 의료기관에서 요양병원에 속해 있다가 2021년 3월부터 별도 종별로 분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