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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스벅 컵, 여기에 버리면 안된다?…추석 쓰레기 재활용법

중앙일보

입력

2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주택가 일대에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분류 배출된 모습. 정은혜 기자

2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주택가 일대에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분류 배출된 모습. 정은혜 기자

추석 연휴가 끝나면 쓰레기와의 전쟁이 시작된다. 특히 안 쓰이는 곳이 없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넘쳐난다. 대부분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 수거함 등에 분류 배출한다. 하지만 이렇게 버려진 플라스틱 중 상당수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차라리 이런 플라스틱은 종량제 봉투에 담아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다른 플라스틱의 재활용율을 높여 환경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플라스틱 재활용 원료를 생산하는 일신케미칼 자문을 받아 플라스틱 버리는 법을 알아봤다.

투명 페트병은 '일순위'로 따로 배출

페트 소재로 만든 무색 투명 플라스틱 제품은 가장 좋은 재활용 원료다. 플라스틱은 재활용 과정에서 질이 점점 떨어지는데, 투명한 음료 페트병은 그렇지 않다. 동일한 수준의 새 페트병의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고 의류·화장품 등 다른 제품의 소재로도 쓰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페트 소재의 투명한 일회용컵은 투명 페트병 함에 바로 버리면 된다. 단 투명 페트 소재인 생수병은 라벨과 뚜껑을 제거해 버려야 한다. 환경부의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제'에 따라 아파트는 투명 페트병과 나머지 플라스틱을 분류해 배출할 수 있도록 한 경우가 많다. 투명 페트병 함이 없는 아파트 또는 주택가라면 투명 페트만 따로 담아 분류 배출하면 된다.

투명해도 색이 있는 페트병은 나머지 일반 플라스틱과 함께 모아 배출해야 한다. 투명한 일회용컵이라 해도 커피 프랜차이즈 로고 등이 인쇄된 경우는 투명 페트병함에 버리면 안 된다.

플라스틱 원료 확인하기

원료에 따라 총 7개로 분류되는 플라스틱 재활용 마크. 국제적(IOS)으로 숫자 1~7로 구분하고, 우리나라에선 한글을 병기해 표시한다. 사진 SK에코플렌트

원료에 따라 총 7개로 분류되는 플라스틱 재활용 마크. 국제적(IOS)으로 숫자 1~7로 구분하고, 우리나라에선 한글을 병기해 표시한다. 사진 SK에코플렌트

플라스틱 제품에는 7종류의 원료 표기가 있다. ①PET(페트) ②HDPE(고밀도 폴리에틸렌) ③PVC(폴리염화비닐) ④LDPE(저밀도 폴리에틸렌) ⑤PP(폴리프로필렌) ⑥PS(폴리스틸렌) ⑦OTHER(복합 플라스틱)다. 이 중 'PVC'와 'OTHER'라고 쓴 제품은 일반 쓰레기와 같이 종량제 봉투에 버리고, 나머지만 따로 분류해서 배출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콜라, 생수 등 음료 제품 다수의 경우 뚜껑은 HDPE, 라벨은 PP, 병은 페트로 소재가 다르다. 뚜껑, 라벨, 병을 다 분리한 상태에서 배출해야 재활용율이 높아진다.

2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주택가 일대에 분류 배출된 플라스틱 맥주병. 병에는 재활용이 가능한 페트 표시가 있지만, 정작 제품 설명에는 재활용이 어려운 OHTER라고 쓰여 있다. 정은혜 기자

2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주택가 일대에 분류 배출된 플라스틱 맥주병. 병에는 재활용이 가능한 페트 표시가 있지만, 정작 제품 설명에는 재활용이 어려운 OHTER라고 쓰여 있다. 정은혜 기자

어떤 플라스틱 맥주병은 용기에는 '페트'라고 표시돼있는데, 제품 설명 스티커에는 'OTHER'로 표시돼 있어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만약 설명 스티커에 '재활용 어려움'이라고 써 있으면 종량제 봉투에 버리면 된다.

플라스틱 병뚜껑은 따로 배출

플라스틱 병뚜껑은 제품 용기에서 제거해 따로 깨끗하게 배출하는 게 좋다. 대부분 재활용 가능한 소재인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로 만들어졌다.

2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주택가 일대에서 배출된 한 플라스틱 맥주병의 병뚜껑. 맥주병에서 뚜껑을 분리해 확인해보니 재활용되지 않는 이중 병뚜껑이었다. 정은혜 기자

2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주택가 일대에서 배출된 한 플라스틱 맥주병의 병뚜껑. 맥주병에서 뚜껑을 분리해 확인해보니 재활용되지 않는 이중 병뚜껑이었다. 정은혜 기자

애초에 재활용되지 않는 병뚜껑도 있다. 맥주병 등에 쓰이는 '이중 병뚜껑'이다. 종량제봉투에 버리면 된다. 이중 병뚜껑은 한 가지 소재로 이뤄진 게 아니라 뚜껑 내부에 고무나 부직포, 플라스틱 패킹 등의 소재가 혼합된 제품을 뜻한다. 서울환경연합 등 환경 단체들은 지난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이중 병뚜껑을 규제하라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스티커 제거와 음식물 세척

2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주택가 일대에 배출된 섬유유연제 용기. '재활용 우수'라고 적혀 있지만 뚜껑도 스티커도 분리되지 않아 선별장에서 소각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정은혜 기자

2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주택가 일대에 배출된 섬유유연제 용기. '재활용 우수'라고 적혀 있지만 뚜껑도 스티커도 분리되지 않아 선별장에서 소각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정은혜 기자

섬유유연제 등 세제 용기는 대부분 HDPE로,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제품 설명을 위한 스티커를 제거해서 버려야 한다. 한꺼번에 많은 쓰레기를 분류해야 하는 선별장에서 스티커 제거가 어려우면 소각장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 내용물도 마찬가지다. 미리 세척해서 버리면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소재는 대부분 재활용 된다. 플라스틱 재활용 업체 일신케미칼 박용준 대표는 "가정에서 이물질을 제거하고 종류별로 플라스틱을 분리한 채 배출하면 재활용률이 올라간다"고 했다.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기업도 친환경 용기 사용률을 높이고 있어, 종류별로 깨끗하게 들어오기만 하면 플라스틱에 색소가 있든 없든 재활용 할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보다 재활용 어려운 종이 빨대 

2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스타벅스 DT(드라이브 쓰루·자동차 안에서 음료를 주문하고 수령) 매장에서 받은 음료에 종이 빨대가 꽂혀 있다. 정은혜 기자

2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스타벅스 DT(드라이브 쓰루·자동차 안에서 음료를 주문하고 수령) 매장에서 받은 음료에 종이 빨대가 꽂혀 있다. 정은혜 기자

프랜차이즈 카페 등에서 도입한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보다 재활용하기 어려운 소재로 꼽힌다. 이물질(음료)을 제거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고, 애초에 종이 빨대 자체가 순수 펄프가 아니기 때문이다. 코팅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소재 자체의 재활용이 어려워 쓰레기 봉투에 버리면 된다.

추석 선물 포장재도 마찬가지다. 갈색 종이 포장재를 보면 친환경적으로 보이지만 코팅된 종이는 실제 재활용이 어려워 종량제 봉투에 버리는 게 낫다. 박 대표는 "음료나 스티커 또는 접착 이물질이 남는 것도 문제고 코팅된 소재도 문제"라며 "친환경 제품으로 보이는 물질들이 실제 재활용률이 높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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