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제27회 노인의 날인 2일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오늘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어르신들의 피와 땀 덕분”이라며 “공산 세력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반해 성장의 기틀을 세운 어르신들의 헌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정부는 어르신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더욱 꼼꼼히 살피고 챙기겠다”며 “어르신들이 소중하게 지켜낸 자유 대한민국을 확고히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여러 일정을 소화했다. 연휴 첫날인 지난 9월 28일에는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 터미널을 찾아 현장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민생 경제 챙기기에 방점을 둔 행보로 해석된다. “대통령이 휴일에 이렇게 와줘서 힘이 난다”는 한 근무자의 말에 윤 대통령은 “연휴에도 쉬지도 못하고 수출 일선에서 수고해주셔서 제가 고맙다”고 답했다. 이어 직원들과의 환담에서는 “우리 경제가 더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5000만 내수 시장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수출과 수입을 더 늘릴 수밖에 없다”며 “여러분이 계셔서 나라 경제도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자부심을 갖고 더 열심히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직원들과 “대한민국 경제 파이팅” 구호를 외치며 기념사진 촬영도 했다.
추석 당일인 지난달 29일에는 한국과 일본에 사는 원자폭탄 투하 피해자들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했다. 윤 대통령은 4개월 전 일본 방문 당시 이들을 만나 국내 초청을 약속했었다.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한 오찬 간담회에서 “여러분을 모시기까지 7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너무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오래도록 불편했던 한·일 관계가 여러분의 삶을 힘들게 했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며 “정부는 동포 여러분의 아픔을 다시는 외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권준오 한국 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지난 6월 일본 히로시마 위령비 참배를 언급하며 “78년의 한과 고통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고 답했다.
이튿날에는 서울 중부경찰서 을지지구대와 중부소방서를 차례로 방문해 연휴에도 고향에 가지 못한 채 근무 중인 이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했다. 현장 방문에서 경찰 무전망을 통해 경찰관들에게 격려와 감사를 전했으며, 소방서를 찾아선 출동 대기 중인 새내기 소방관, 구조대장, 지휘팀장 등 일선 근무자 30여 명을 한 명씩 격려했다.
국군의날인 1일에는 서부전선 전방 25사단 전망대를 찾았다. 윤 대통령은 “여러분이 안보 최전선에서 헌신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경제와 산업을 일으키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자부심을 갖고 소임에 임해달라”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망원경으로 북한군의 초소를 직접 관찰한 후 ‘북한이 도발할 경우 철저하게 응징하겠다’는 최성진 사단장의 보고에 “1초도 기다리지 말고 응사하라”고 지시했다.
연휴 중 2일에만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오늘(2일)은 윤 대통령 부친인 고(故) 윤기중 교수의 49재 날이다. 윤 대통령은 가족과 함께 조용히 고인을 추모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1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부친의 발인을 치른 후, 당일 오후 곧바로 미국 방문길에 올랐었다.
◇영수회담 부정기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민생 영수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 대통령실은 공개적인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다. 다만 참모들 사이에선 부정적인 기류가 강했다. 익명을 원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 단독 회담을 가질 경우 검찰 수사와 진행 중인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구속영장 기각 사유에도 이 대표의 범죄 사실이 상당 부분 소명된다고 나온다”며 “대통령과의 면담은 결국 사법 리스크를 모면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또 다른 참모는 사견임을 전제로 “이 대표와의 단독회담은 어렵더라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포함한 여야 당 대표와 함께 만나는 것은 생각해 볼 만 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