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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봉우리 하나에 충청·영호남 세 갈래 …지역통합 상징 ‘삼도봉’

중앙일보

입력

전북 무주군, 충북 영동군, 경북 김천시 관계자들이 지난해 10월 10일 민주지산 삼도봉 정상에서 화합을 기원하며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북 무주군, 충북 영동군, 경북 김천시 관계자들이 지난해 10월 10일 민주지산 삼도봉 정상에서 화합을 기원하며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북·전북·경북 3도 경계 ‘삼도봉’ 

민주지산(岷周之山) 삼도봉(1176m) 아래에 사는 영호남, 충청 주민들이 산 정상에 올라 화합을 다진다.

2일 충북 영동군에 따르면 오는 10일 영동군과 경북 김천시, 전북 무주군 등 3도(道), 3개 시·군 주민들이 삼도봉에 올라 ‘만남의 날’ 행사를 연다. 1989년 시작한 이 행사는 올해로 35회를 맞았다. 지금까지 매년 10월 10일을 ‘만남의 날’로 정해 3개 시·군이 번갈아 행사를 주관해왔다. 올해 역시 정오에 세 지역 단체장과 주민들이 가져온 음식을 놓고 삼도 화합기원제를 지낼 예정이다.

삼도봉은 충북·전북·경북 접경지역에 있다. 김천시 부항면 해인리와 영동군 상촌면 물한리, 무주군 설천면 미천리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삼도봉이라는 이름은 조선 태종 때인 1414년 조선을 팔도로 나눌 당시 이 봉우리를 기준으로 삼도를 나눴다고 해서 붙여졌다. 1990년 삼도봉 정상에 우정과 화합의 표시로 3마리 용과 거북, 해와 달을 상징하는 기념탑(2.6m)과 제단을 세웠다.

1989년 삼도봉에서 열린 삼도봉의 대화합 행사. 중앙포토

1989년 삼도봉에서 열린 삼도봉의 대화합 행사. 중앙포토

“우리가 잘 살아야” 돌무덤 옮기기 전설도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따르면 화합의 상징인 삼도봉에선 과거 돌무더기를 놓고 경쟁을 벌였다는 구전 기록이 있다. 삼도봉에 돌무덤을 높게 쌓으면 산 아래 지역이 잘산다는 전설 탓에 어느 정도 쌓인 돌무덤을 자기 지역으로 옮겼다는 이야기다. 때론 돌무덤을 뺏기지 않으려 싸우기도 하고, 일부 주민은 보초를 섰다고도 한다.

삼도봉 아래 세 지역 주민들은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경계를 넘나들며 생활권을 공유한다.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가 지속하면서 ‘삼도봉생활권협의회’를 개최해 각종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민주지산을 오르며 3개 지역을 통과하는 24㎞ 길이 삼도봉 명품숲길을 조성했다. 숲길은 도마령, 물한계곡, 우두령 등 3곳에서 시작된다.

지난달 13일 충북 영동군 국악체험촌에서 열린 삼도 문화교류 화합행사. 사진 영동군

지난달 13일 충북 영동군 국악체험촌에서 열린 삼도 문화교류 화합행사. 사진 영동군

삼도봉 아래 순회진료도 다 함께 

2016년부터 의료시설이 취약한 이들 지역을 도는 순회 진료도 함께하고 있다. 산골인 이들 지역은 대부분 읍내까지 10~20㎞ 이상 떨어져 의료·복지 혜택을 누리기 쉽지 않다. 3개 지역이 합심한 ‘삼도봉 생활권 산골마을 의료·문화 행복버스’는 영동 상촌·용화면, 무주 설천·무풍면, 김천 봉산·대항·대덕면 등을 돌며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버스 안에 흉부엑스선 촬영기와 골밀도 검사기, 혈액 분석기를 갖추고 공중보건의와 간호사 등이 동행하며 주민들을 진료한다. 2016년도부터 5년 동안(코로나19 기간 2020년~2022년 제외) 총 551회 운영했으며 총 2만여 명이 진료를 받았다.

올해 만남의 날 행사에 앞서 3개 자치단체는 생활권협의회를 열고 공동 관광개발 사업 등을 논의했다. 영동군 관계자는 “수십 년 간 이어온 교류행사가 주민 편의를 돕는 각종 정책으로 실현되고 있다”며 “주민 복지와 연계한 협력 사업을 더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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