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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하지만 강인함 갖췄다…KG모빌리티 렉스턴 칸 쿨멘 타보니

중앙일보

입력

KG모빌리티가 7년 만에 상반기 흑자를 기록했다. 반기 매출은 2조904억원이었다. 이 회사 역대 최고 기록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2억원, 당기순이익은 345억원이었다.

이 같은 호성적은 토레스와 티볼리가 이끌었다. KG모빌리티는 하반기 성적도 자신한다. 관건은 그 ‘다음 먹거리’가 있느냐다.

도로를 주행 중인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 사진 KG모빌리티

도로를 주행 중인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 사진 KG모빌리티

현재까지 가장 주목받는 ‘다음 먹거리’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렉스턴 뉴 아레나’와 픽업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렉스턴 쿨멘)’이다. 렉스턴 쿨멘은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1만2839대가 팔렸다. 전년 동기보다 판매 대수가 24% 늘었다. 이 회사 차종 중 토레스(3만5146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미군 차량 떠오르게 하는 강인한 외관 

서울 시내와 경기도 포천시, 강원도 철원군 일대 300㎞가량을 3박 4일간 렉스턴 쿨멘을 타고 달려봤다. 시승한 트림은 노블레스(4046만원)였다.

차의 첫인상은 ‘크다’였다. 주차에 자신 없는 이라면, 대형마트 진출입이나 좁은 골목길 다니기 부담이 될 정도였다. 외관은 전작과 큰 차이가 없었다. 외장 컬러는 샌드스톤 베이지(EBK)여서 언뜻 중동 전장 등에서 활약 중인 미(美) 군용차량 느낌이 났다.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의 내부. 사진 KG모빌리티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의 내부. 사진 KG모빌리티

실내 인테리어는 진일보한 모습이었다. 기존엔 실내가 다소 ‘화물 트럭’을 연상시켰다면, 이번엔 상당히 다듬은 태가 났다.

특히 센터페시아의 ‘인포콘 AVN’을 12.3인치로 확 키웠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더 잘 보이고, 더 조작하기 편해졌다. 뻑뻑한 느낌의 전작과 달리 스크린 터치 반응성도 한결 나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세단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매끈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오프로드를 전제로 한 차량임을 고려하면 그래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시내 도로에서도 매끄러운 주행  

복잡한 서울 시내에서도 주행감은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다. 단단하게 시트가 자세를 잡아준 덕이다. 시승차는 오프로드용 전천후(All Terrain)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었지만, 시내 주행이 어색하지 않았다(순정은 20인치 스퍼터링 휠). 달릴 때 주변 차들이 모두 낮게 보일 만큼 탁 트인 개방감도 장점이다. 렉스턴 쿨멘의 전고(높이)는 1855~1895㎜다. 참고로 현대차 팰리세이드의 전고는 1750㎜다.

오프로드를 주행 중인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 사진 KG모빌리티

오프로드를 주행 중인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 사진 KG모빌리티

진짜 실력은 오프로드에서 제대로 드러났다. ‘오프로드 명가’의 적장자답게 강원도 철원과 경기도 포천 일대의 험로를 무리 없이 달렸다. 기자는 주로 농로 같은 비포장도로를 달렸다. 최근 잦은 비로 인해 생긴 웅덩이와 팬 길 가뿐하게 통과했다. 끊임없이 잔돌과 나뭇가지 등이 튀고 장애물이 나왔지만, 차는 흔들림 없이 달렸다. 자세 제어 등도 우수했다. ‘강인하다’는 느낌이 핸들을 통해 전해져왔다. 시쳇말로 ‘사고가 나도 죽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웬만한 경사로도 무리 없이 내달렸다. 엔진의 최대토크는 45.0kg∙m 다. KG모빌리티 측은 “차동기어 잠금장치(LD)를 통해 일반 모델보다 등판 능력은 5.6배, 견인 능력은 4배가량 우수하다”고 했다. 사륜구동 적용 시 3t까지 견인할 수 있다고 했다. 웬만한 요트나 트레일러를 끄는 건 일도 아니란 얘기다. 내리막에선 경사로 자동 저속주행장치(HDC) 기능이 돋보였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내리막에서 차가 적정 속도를 유지하는 기능이다. 다만 HDC 구동 시 엔진음은 다소 어색하게 느껴졌다.

렉스턴 쿨멘은 2157㏄ 직렬 4기통 터보 디젤 엔진을 품고 있다. 최고 출력은 202마력이다. 덩치에 비해선 출력이 크지는 않다. KG모빌리티의 라인업이 대체로 그렇듯, 가격 경쟁력도 우수하다. 판매 가격은 3709만원(개별소비세 3.5% 기준)부터 시작한다.

투박한 디테일은 아쉬움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왼쪽)과 렉스턴 아레나. 사진 KG모빌리티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왼쪽)과 렉스턴 아레나. 사진 KG모빌리티

렉스턴 쿨멘이 재미있는 차이긴 하지만, 분명 아쉬운 점도 있다. 우선 투박한 디테일은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 디지털 클러스터의 반응 속도도 다소 느렸다. 한 예로 주행 모드를 2륜에서 사륜구동으로 바꿔도 계기판에는 1~2초 정도 지나야 구동 모드 표시가 떴다. 12.3인치로 키운 인포콘 내비게이션도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경쟁사에 비하면 아직은 ‘빠릿하게’ 구동한다고 보긴 어려웠다. ‘덩치는 큰데 속은 덜 자란 느낌’이랄까.

다시 판매 얘기다. 렉스턴 쿨멘의 올해(1~8월 기준) 판매량 중 8034대(63%)는 수출 물량이다. 국내 판매는 4805대에 그친다. 국내만 놓고 보면, 전년 동기보다 40%가 줄었다. ‘재미있고 덩치 큰 차’를 넘어서야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렉스턴 쿨멘에 주어진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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