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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갓생’ 인증 좋아하는 한국인, 자기관리 앱 이렇게 쓴다

중앙일보

입력

습관형성 앱 ‘챌린저스’는 참가비를 내고 목표 달성에 성공해야 환급할 수 있도록 강제성을 부여했다. 사진 화이트큐브

습관형성 앱 ‘챌린저스’는 참가비를 내고 목표 달성에 성공해야 환급할 수 있도록 강제성을 부여했다. 사진 화이트큐브

회사원 주하나(31)씨는 올해 초부터 1만보 걷기를 시작했다. 자기관리 앱을 활용한 덕분에 8개월이 넘도록 일주일에 3번씩 규칙적으로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 주씨는 “참가비로 2주에 5000원씩 내고 있는데 약속을 지켜야 돈을 돌려 받을 수 있다”며 “동기 부여가 확실히 되다보니 거르지 않고 꾸준히 운동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슨 일이야 

MZ세대를 중심으로 계획적이고 부지런한 삶을 뜻하는 ‘갓생(God+生)’ 인증이 유행하며 이를 돕는 애플리케이션들이 인기다. 혼자서 지키기 힘든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행동과 습관을 교정하고 관리해주는 앱을 활용하는 것.

주씨가 이용한 ‘챌린저스’ 앱의 경우 1만보 걷기, 오전에 물 마시기 등 소소한 도전 과제마다 3000~5000명의 참가자가 몰린다. 앱 운영사인 화이트큐브는 서비스 시작 4년 만인 지난 5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루티너리’ ‘마이루틴’ 등 또 다른 습관 형성 앱들도 지난해 애플 앱스토어 ‘오늘의 앱’으로 선정되는 등 팬을 확보하고 있다.

이걸 왜 할까

루티너리가 만든 자기관리 앱 ‘루티너리’는 시간대에 따라 자신만의 규칙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해 습관 형성을 돕는다. 사진 루티너리

루티너리가 만든 자기관리 앱 ‘루티너리’는 시간대에 따라 자신만의 규칙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해 습관 형성을 돕는다. 사진 루티너리

사소한 계획을 ‘작심삼일’로 만들지 않도록 적극적인 수단을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팬데믹 이후 외부 활동이 차단되고 일상에 제약이 많아지자 전 세계적으로 삶에 규칙을 부여하고자 하는 경향이 늘었다”며 “특히 성공에 대한 목표 의식이 분명한 2030세대의 경우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이를 위해 적극 실천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건강관리 앱 ‘캐시워크’를 운영하는 넛지헬스케어의 나승균 대표는 “혼자서는 쉽게 그만둘 수 있는 계획도 여럿이 함께 하면 동기 부여가 된다”며 “재미있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기관리 어떻게 하나

① 좋은 습관 만들고: 자기관리 앱을 쓰는 주요 목표 중 하나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만드는 것. 아침 6시에 일어나기, 오전 물 한 잔 마시기, 플랭크 하기, 주 3회 1만보 걷기 등 거창하진 않아도 건강 관리에 중요한 습관 형성을 앱에서 목표로 설정할 수 있다. 특징은 보상을 적절히 활용한다는 점. 챌린저스 앱은 목표 달성률 100%를 기록할 경우 이용자가 낸 참가비를 돌려주고 소정의 상금도 지급한다. 과제 수행에 실패한 사람들이 환급 받지 못한 돈을 성공한 사람들이 나눠 갖는 방식이다. 자신의 일상을 다른 참가자들에게 자랑하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동기부여 요소 중 하나다. 마이루틴 앱은 그날 하루를 정리하고 일기를 쓸 수 있는 회고 기능과 SNS처럼 다른 이용자를 팔로우하고 습관을 참고할 수 있는 소셜 기능을 갖췄다. 스마트폰 바탕화면에 위젯을 설치하면 그날 해야 하는 일정 목록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② 생산성 높이고: 업무에 도움이 되는 좋은 습관은 생산성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는 법. 미국에서 출시돼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일정 관리 앱 ‘틱틱’은 당일 할일을 기억하고 일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무료 버전도 있지만 알림·시각화 기능을 강화한 유료 버전도 인기다. 유료 버전에선 달력과 타임라인 막대를 활용해 이미 한 일과 앞으로 할 일을 차트로 보여주는 등 목표 수행을 도와준다. ‘투두리스트’ ‘원더리스트’ 등의 할일 목록 앱도 구글 캘린더와 연동해 일의 우선 순위를 정해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③ 건강 챙기고: 가장 널리 쓰이는 자기 관리 앱 중 하나는 건강관리를 돕는 앱.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2030뿐 아니라 4050까지 저변이 넓어지고 있고, 운동이나 복약 시간을 알려주는 기본 기능에서 진화해 건강정보 제공, 정신건강 관리(멘탈케어) 등을 한번에 할 수 있는 종합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롯데헬스케어가 출시한 ‘캐즐’은 운동, 식단, 섭취 영양제 등을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맞춤형 건강정보를 제공한다. 기존 건강검진 기록과 연동해 건강 지표를 제공하고 복약 지도·알림 기능도 특징. 카카오헬스케어가 연내 출시를 예고한 ‘파스타(가칭)’는 혈당 관리를 위한 종합 플랫폼이다. 식단 기록, 일기, 커뮤니티 서비스를 한데 모아 제공할 예정.

롯데헬스케어의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을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헬스케어의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을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는 어때

자기 관리 앱이 대중화된 해외에서는 습관뿐 아니라 주변 환경까지 관리할 수 있도록 각종 부가 기능이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영국, 독일 등 해외 이용자 비중이 70% 이상인 루티너리 앱의 경우, 일상 속 세세한 항목까지 선택 사항에 넣고 있다. 이 회사에 따르면 국내 이용자들은 금전적 보상, 커뮤니티 인증에 관심이 많은 반면 해외 이용자들은 목표로 하는 생활 습관을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관심이 많다. 이불을 개고 물을 마실지 물을 먼저 마시고 이불을 갤지 등 습관의 순서를 어떻게 정할지를 고민하거나, 숙면을 돕는 조명 밝기나 음악은 무엇인지 등을 앱의 도움을 받아 정하려 한다는 것. 이런 글로벌 앱들이 매일 생각해볼 만한 주제를 제공하거나 동기부여 전문가, 화제의 기업인 등 유명인의 습관을 보여주는 기능들을 추가한 배경이다. 챌린저스 앱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도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내 복지 차원에서 자기관리 앱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개인의 행동 향상과 기업의 조직문화 개선에 필요한 서비스로 성장할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