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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이면 독 없어진다?…'공포의 독버섯' 상식 싹 다 틀렸다

중앙일보

입력

추석 연휴를 맞아 벌 쏘임과 독버섯 등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국이 경고했다. 자칫 잘못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7일 경기 가평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정오쯤 가평군 상면 주금산 시루봉 인근에서 70대 남성 A씨가 말벌에 쏘였다. A씨는 소방 헬기를 타고 응급처치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사고 발생 지점은 일반 등산객들이 다니는 길과는 다소 떨어진 곳이다. A씨는 이날 아내와 함께 도토리를 줍기 위해 이곳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벌 쏘임 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26일 충남 계룡시의 한 도로 나무 위에 말벌들이 집을 짓고 번식활동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최근 벌 쏘임 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26일 충남 계룡시의 한 도로 나무 위에 말벌들이 집을 짓고 번식활동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최근 5년간 추석 명절을 전후한 9∼10월 벌 쏘임 사고로 인한 구급 이송 인원은 1만 1245명이다. 이 가운데 심정지 환자는 43명, 부상자는 1만 1202명이었다. 벌 쏘임 사고가 7월 급증하긴 하지만, 벌초와 성묘 시기가 맞물린 9~10월에도 감소하지 않는다는 게 소방청 설명이다.

땅속에 집을 지은 장수말벌. 사진 국립수목원

땅속에 집을 지은 장수말벌. 사진 국립수목원

전문가들은 어두운색 옷이나, 향수·향이 짙은 화장품 등의 사용을 삼가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최문보(곤충학 박사) 경북대 식물방역대학원 교수는 “실험결과 벌은 어두운색 옷과 향수 및 향이 짙은 화장품 등에 집중적으로 몰려드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산행 시에는 밝은색 옷을 입고, 향수와 화장품 사용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방청은 “벌에 쏘여 어지러움, 구토,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119에 신고하고, 전문 의료기관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버섯 2170종 가운데 먹을 수 있는 버섯은 493종 불과

독버섯도 산행 중 위험을 초래하는 복병이다. 특히 식용버섯과 구분이 쉽지 않고, 종류도 많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산림청 국립수목원과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지난 25일 무분별한 야생버섯 채취와 독버섯 섭취로 중독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독버섯 주의보를 발령했다.

식용버섯과 독버섯 비교. [사진 국립수목원]

식용버섯과 독버섯 비교. [사진 국립수목원]

식용버섯과 독버섯 비교. [사진 국립수목원]

식용버섯과 독버섯 비교. [사진 국립수목원]

우리나라 버섯 2170종의 가운데 먹을 수 있는 버섯은 493종에 불과하다. 나머지 1677종은 독버섯이거나,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 분명하지 않은 버섯이다. 문제는 독버섯과 식용버섯은 전문가도 구별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상식처럼 알려진 독버섯 구별법은 대부분 잘못된 정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색깔이 화려하고 원색이면 독버섯 ▶세로로 잘 찢어지면 식용 ▶버섯 대에 띠가 없으면 독버섯 ▶곤충이나 벌레가 먹지 않으면 독버섯 ▶은수저에 닿았을 때 색깔이 변하면 독버섯 ▶찢어서 유액이 나오면 독버섯 ▶끓이면 독이 없어진다 등의 대중 상식은 모두 잘못된 정보라고 국립수목원 등은 설명했다.

국립수목원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한상국 연구관과 농촌진흥청 버섯과 장갑열 과장은 “아직도 잘못된 독버섯 구별법이 통용되고 있다”며 “야생버섯은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 구별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시중에서 판매하는 것만 구매해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말했다.

만일 야생버섯 섭취한 후 메스꺼움, 구역질, 구토, 설사, 경련 등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먹은 음식물을 토하고 바로 병원에 가서 치료받아야 한다. 독버섯이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른 독성 물질을 함유해 치료법이 다른 만큼, 환자가 먹고 남은 버섯이 있다면 함께 병원에 가져가야한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식용버섯과 독버섯 비교. [사진 국립수목원]

식용버섯과 독버섯 비교. [사진 국립수목원]

식용버섯과 독버섯 비교. [사진 국립수목원]

식용버섯과 독버섯 비교. [사진 국립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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