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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 미국 정부 셧다운 우려…원화값 연중 최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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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 대비 0.8원 떨어진(환율은 상승) 1349.3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에 달러값이 다시 오르고 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와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 대비 0.8원 떨어진(환율은 상승) 1349.3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에 달러값이 다시 오르고 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와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안정세를 보였던 원화값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장기화 신호에 따른 강달러 후폭풍을 맞으면서다. 연내에 달러당 원화가치가 1390원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高)금리·고유가에 가파른 원화 약세(고환율)가 겹치며 한국 경제가 ‘3중고’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 대비 0.8원 떨어진(환율은 상승) 1349.3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하루 만에 12원 떨어지며 단숨에 경신한 연중 최저점을 다시 갈아치웠다. 지난해 11월 23일(1351.8원) 이후 가장 낮은 값이기도 하다. 이날 달러당 원화가치는 오전 한때 1356원을 찍었다. 다만 이날 오후엔 단기 급등에 따른 경계감 확산 등으로 원화값 내림폭이 축소됐다.

이달 1일 1318.8원까지 올랐던 원화값은 최근 들어 급격히 떨어지는 모양새다. ‘킹 달러’(달러 초강세)가 재차 도래한 영향이다. Fed의 강력한 매파(통화 긴축 선호) 메시지에 따른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달러값이 다시 솟구치고 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Fed는 지난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5.25~5.5%)으로 동결했다. 하지만 내년 말 금리 전망치를 연 5.1%로 지난 6월(연 4.6%) 전망보다 0.5%포인트 올렸다. 고금리 기조를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여기에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의 ‘7% 금리’ 발언도 달러 강세에 불을 붙였다. 그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인도 매체인 타임스 오브 인디아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는 Fed가 기준금리를 연 7%로 올릴 수도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다음 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6 선을 넘으며 올해 최고치를 나타냈다.

미국 예산안 처리 지연에 따른 미국 연방정부 업무정지(셧다운) 가능성도 달러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정부 셧다운 우려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이어진다. 달러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 등에 따라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나며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이날 보고서에서 올 4분기 외환시장에 대해 “Fed의 긴축 스탠스 등으로 원화값 상승 전환이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며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당초 예상보다 낮은 1290~1390원 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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