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비우라, 나는 못하겠어요”…84세 노승 말씀 전한 文

지난해 11월 12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시 통도사를 찾아 성파 종정스님, 현문 주지스님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전 대통령이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성파(84) 스님이 쓴 대담집 『일하며 공부하며, 공부하며 일하며』를 소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대담집은) 통도사 방장이며, 조계종 종정이신 성파 스님의 삶과 예술과 공부 이야기”라며 “스님은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선문답 같은 깨달음이나 견성(見性)을 말하지 않는다.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면서 일 안에 공부가 있고, 공부 안에 일이 있다고 말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스님이 서예, 전통한시, 산수화, 도자기, 야생화, 전통천연염색, 전통옹기와 전통된장, 민화, 옻칠 예술 등으로 예술활동의 경지를 넓혀가면서 이룬 놀라운 성취들을 보면, ‘아니, 저 많은 일을 한 사람이 했다고?’라는 경탄이 절로 나온다”라고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스님은 그 비결이 일에 대한 간절함과 성의를 다하는 마음자세에 있다고 말한다”며 “스님과 이웃이 된 덕분에 때때로 뵐 수 있었는데, 스님이 요즘 몰두하는 일은 민화와 옻칠 예술”이라고 알리기도 했다.

또 이날 문 전 대통령은 스님의 말씀을 그대로 옮긴다며 “무소유라, 욕심을 내려놓으라, 마음을 비우라, 모두 좋은 말들인데, 나는 그렇게 못하겠어요. 나는 지금도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요. 내가 일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안 해본 일을 계속 시도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나는 욕심이 대적(大賊)”이라는 입말을 소개했다.

27일 오후 문재인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게시글. 사진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이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은 “누구나 스님처럼 살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도 살아가면서 공부하고, 공부하면서 살아간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 또한 우리도 마음속에 선한 욕심 하나는 품으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적었다.

『일하며 공부하며, 공부하며 일하며』는 지난 5월 발행된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의 대담집이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에 추대된 성파 스님을 만나 ”이제 퇴임하게 되면 통도사 옆으로 가게 되어 가까운 이웃이 되는데 자주 찾아뵙고 가르침을 청하겠다“며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고, 자연으로 돌아가서 잊혀진 삶,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