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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평창군, 군수 딸 채용하려 9급 선발인원 2배로 늘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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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왕기 전 평창군수. 중앙포토

한왕기 전 평창군수. 중앙포토

강원 평창군이 한왕기 전 평창군수의 딸을 취업시키기 위해 9급 공무원 채용 인원을 2배 이상 늘린 사실이 감사원 조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27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2022년도 공직비리 기동감찰'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검찰에 한 전 군수의 수사를 요청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2월 평창군 A과장은 당초 9급 일반행정직 공무원 20명(일반모집 15명, 장애인·저소득층 5명)을 선발하겠다고 강원도에 신규공무원 충원 계획을 전달했다.

하지만 시험 지원자 원서 접수가 마감된 후인 같은 해 5월 A과장은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반모집 선발 인원을 15명에서 35명으로 두 배 넘게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한 전 군수가 A과장에게 "최대한 많이 뽑아라", "많이 뽑아 놓고 결원이 발생하면 그때그때 채울 수 있는 제도를 만들라" 등 채용 인원 확대를 부당하게 지시했다고 봤다.

또 자기 딸이 시험에 지원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A과장의 뒤늦은 증원 계획을 승인했다고 지적했다.

한 전 군수 딸은 일반모집 31위에 올랐다. 기존 선발 예정 인원인 15명으로는 합격할 수 없었지만, 변경된 35명에는 포함돼 최종 합격했다.

감사원은 "당초 선발 인원을 35명으로 공고했다면 더 많은 응시생이 지원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평창군에 A과장 강등과 다른 과장 1명의 정직 징계도 요구했다.

한 전 군수에 대해선 비위 내용을 인사혁신처에 통보해 남겨두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상표·디자인 등록·출원 심사 업무를 지원하는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고 자녀 취업까지 청탁한 특허청 직원에 대한 파면도 요구했다.

2015년 당시 특허청 과장이었던 B씨는 보안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요건에 못 미쳤던 C사를 특허청 심사 지원 전문기관으로 지정했다.

C사는 이를 통해 2015∼2019년 83억6000만원의 이익을 봤고, 특허청은 반대급부로 퇴직 공무원 19명을 B사에 입사시켰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B씨는 C사를 비롯한 여러 전문기관으로부터 골프비용과 대리운전 비용, 항공권, 백화점 상품권 등 700여만원어치 금품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또 한 전문기관에는 딸의 취업을 부탁했고, 결국 딸은 영문 번역 담당 직원으로 채용됐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B씨는 2021년 8월까지 특허청 국장으로 재직했으며 현재 특허청 소속 기관에 국장급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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