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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스티븐 도버의 마켓 나우

전통적 자산 배분에서 진화할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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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스티븐 도버 프랭클린템플턴 연구소장

스티븐 도버 프랭클린템플턴 연구소장

거시경제 환경의 변화로 자산 전반의 변동성이 커졌다. 전통적인 자산배분 전략으로는 위험-수익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여러 가지가 궁금하다. ‘높은 금리가 시장의 예상보다 더 오래 유지될까’, ‘경제 전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국 경제 여러 부문의 회복세로 보아 경기침체 걱정은 접어도 되는가’ 등등.

우선, 금리는 예상보다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가 1970년대 통화정책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당시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자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았다. 따라서 연준이 2024년 상반기에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작다고보인다. 미국 경제가 회복력을 유지해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면 금리는 장기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올해 주식시장 상승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예상보다 일찍 단행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하지만 2024년 상반기 미국은 경기 침체보다는 경기 둔화 정도가 예상된다. 반면 경제가 더 취약한 유럽의 일부 지역은 이미 경기 침체에 빠졌거나 앞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

마켓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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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금리 상승으로 채권 수익률이 높아졌다. 수년 동안 채권은 주로 원금 손실 방지용이었다. 수익 창출보다는 ‘보험’ 성격이 강했다. 이제는 신용 스펙트럼 전반에 걸쳐 다양한 유형의 수익률이 제공되고 있다. 과거에는 많은 우량 회사채의 수익률이 주식 배당금보다 낮았지만, 오늘날에는 많은 우량 회사채가 2.0~2.50% 이상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반면 주식은 신중한 선택을 요구한다. 2023년 주식시장은 종목 간 수익률 편차가 컸다. 5월과 6월에는 기술주만이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에는 저인플레이션, 저성장 환경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해 주도주에 변화가 있었고, 상승 종목들의 저변도 넓어졌다. 하지만 일부 성장주들은 도전에 직면했다. 9월과 10월은 역사적으로 증시가 어려웠기에 ‘위험 회피’ 관점의 접근이 현명해 보인다. 시장에서는 2024년 12~15%의 주가 상승을 예상하지만, 현재의 경제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달성하기 힘들어 보인다.

장기적 목표를 달성하려면 다양한 자산군(資産群)과 전략이 필수다. 2022년의 경험에 따르면 주식 60%, 채권 40%라는 전통적인 포트폴리오를 벗어나 진화해야 한다. 우리는 눈앞에 놓인 변동성과 도전을 피할 수 없다. 이런 시기에는 액티브 운용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변동성 증가에 대비하고 대체 수익원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역동적인 전략과 투자 상품군 확장이 필요한 때다.

스티븐 도버 프랭클린템플턴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