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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추방하지 말아주세요”…中유명 반정부 인사, 대만 공항서 도피 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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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대만 타오위안 공항에 있는 천쓰밍의 모습. AP=연합뉴스

지난 22일 대만 타오위안 공항에 있는 천쓰밍의 모습. AP=연합뉴스

중국의 반체제 인사 천쓰밍(陳思明)이 중국을 빠져나와 정치적 망명 의사를 밝혔다.

CNN에 따르면 천쓰밍은 현재 대만으로 도피해 현재 미국이나 캐나다로 망명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는 지난 22일 대만에 도착한 이후 소셜미디어(SNS) X(옛 트위터)에 동영상을 올려 자신이 대만 타오위안(桃園) 국제공항 환승 구역에 있다고 알렸다.

그는 영상에서 “중국의 정치적 박해를 피하기 위해 이제 대만에 도착했다. 미국이나 캐나다로 망명하기를 희망한다”며 “대만 당국이 나를 중국으로 송환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만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선 “대만이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나라이기 때문에 대만을 경유하는 것이 태국이나 라오스를 경유하는 것보다 안전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후난성 주저우시에 거주하는 천쓰밍은 지난 7월 21일 중국 공안이 또다시 정신감정을 받게 하자 옷을 챙겨 중국 남쪽 국경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이후 라오스의 산속으로 진입한 그는 지난달 초 메콩강을 건너 더 남쪽의 태국에 도착했다.

그는 태국에서 유엔난민기구(UNHCR)를 통해 난민으로 등록했지만, 태국 정부가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라는 점에서 결국 태국을 떠나 대만에 도착했다. CNN은 “최근 몇 년간 중국 정부가 홍콩의 반체제 인사들을 단속하면서 대만이 피난처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다만 대만에는 정치적 망명에 대한 법이 없고, UNHCR도 활동하지 않는다.

대만 인권 단체들은 “그가 중국으로 송환되지 않고 제3국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요청하고 있다.

지난 2021년 6월 천안문 시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천쓰밍. AP=연합뉴스

지난 2021년 6월 천안문 시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천쓰밍. AP=연합뉴스

대만 당국은 CNN에 “이 문제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다. 관련 세부 내용은 공유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천쓰밍은 매년 천안문 시위 발생일인 6월 4일 피켓을 들고 시위 희생자들을 추모하다 여러 차례 중국 당국에 체포되고 감시 대상 ‘블랙 리스트’에 올랐다. 지난 5월 26일에도 X에 “6월 4일이 다가온다. 보안 당국이 내일 밤부터 나와 함께 이 민감한 시기를 보낼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중국 공안이 자신을 감시하고, 주기적인 정신감정을 진행했으며, 여러 차례 불법으로 구금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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