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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다시 ‘중국 포위외교’…태평양 섬나라들과 정상회의 갖고 “4000만달러 투자”

중앙일보

입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여섯 번째)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미국-태평양도서국포럼(PIF) 지도자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여섯 번째)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미국-태평양도서국포럼(PIF) 지도자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이 25일(현지시간) 태평양 도서국들과 정상회의를 갖고 4000만 달러(약 530억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중국과의 경쟁 속에 전략적 요충지로 떠오른 태평양 일대에서 중국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미-태평양도서국포럼 (Pacific Islands ForumㆍPIF) 정상회의를 갖고 “미국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번영하고 안전한 인도태평양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 목표 달성을 위해 정상회의에 참석한 모든 국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태평양 도서국의 핵심적 관심사 중 하나인 기후변화 이슈와 관련해 “우리는 해수면 상승이 실존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기후변화 및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2000만 달러(약 265억 원) 이상을 투자하는 등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제개발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의회와 협력해 태평양 도서국 인프라 이니셔티브에 4000만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태평양 도서국과의 외교 관계 심화에 공을 들여온 미국은 이날 이 지역 내 쿡 제도, 니우에와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미국은 앞서 지난 2월 솔로몬 제도에 30년 만에 대사관을 재개설했고, 지난 7월에는 통가에 대사관을 열었다. 내년 초에는 바누아투에도 대사관을 개설할 예정이다.

미국은 지난해 9월 태평양도서국포럼과 첫 정상회의를 갖고 ‘민주주의가 번창하는 평화, 조화, 안보, 사회적 포용, 번영의 태평양 지역이라는 공동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태평양 도서국 각국 정부와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태평양 파트너십 전략을 발표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당시 기후변화 대비 목적의 1억3000만 달러(약 1740억 원)를 포함해 향후 10년간 태평양 도서국들을 위해 8억1000만 달러(약 1조870억 원)의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했었다.

이날 미국과의 정상회의에는 오스트레일리아, 쿡 제도, 미크로네시아 연방, 피지 공화국,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키리바시 공화국, 나우루 공화국, 뉴칼레도니아, 뉴질랜드, 니우에, 팔라우 공화국, 파푸아뉴기니 독립국, 마셜 제도 공화국, 사모아 독립국, 솔로몬 제도, 통가 왕국, 투발루, 바누아투 공화국 등 태평양도서국포럼 18개국 정상 또는 외교장관, 대사 등이 참석했다.

미국과 태평양도서국포럼 정상회의는 26일까지 진행되며 26일은 존 케리 기후변화 특사와 사만사 파워미 국제개발처(USAID) 처장이 기후변화 회담을 주재한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주재하는 기업계 인사들과의 라운드 테이블도 26일 잡혀 있다.

바이든 정부가 남태평양 일대 도서국들과 관계 강화를 추진하는 것은 이 지역 네트워크 확대에 힘쓰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남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가치에 주목, 지난해 솔로몬 제도와 안보협정을 맺었고 피지에서 10개 태평양 도서국과 외교장관 회의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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