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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파업·학자금·유가…연착륙 기대한 미 경제 ‘4대 악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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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에서 열린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이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에서 열린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이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보여온 미국 경제가 ‘4대 악재’에 직면, 올가을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연방정부 업무의 일시적 중단을 의미하는 ‘셧다운’(shutdown)이 현실로 다가오는 가운데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와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유가 상승이 겹치면서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들 악재를 짚으면서 “각각으로는 지나치게 큰 피해를 주지 않겠지만, 높은 금리로 경제가 이미 냉각되고 있을 때는 더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다”며 “동시에 터지면 미 경제가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진단했다.

우선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달 말까지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는 의회에서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고 있어서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정부 노동자 최대 80만 명이 강제 무급휴가에 들어간다. 주요 경제지표의 발표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 결정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연방정부 셧다운이 한 달 이상 지속하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사실상 ‘깜깜이’ 상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다음달 1일부터 연방 학자금 대출 상환이 재개되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2020년 3월 교육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학자금 상환을 일시 중단한 이후로, 많은 대출자가 상환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웰스파고의 팀 퀸란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1년간 미국인의 주머니에서 1000억 달러(약 133조6000억원)를 빼갈 수 있다”고 추산했다.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포드·스텔란티스·제너럴모터스(GM) 등 3대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파업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자동차 생산량을 줄여 차량 가격을 상승시키고, 자동차 부품 업체 등 노동자의 해고를 일으킬 수 있어서다. 골드만삭스는 파업 확대로 공장 가동 중단이 광범위하게 지속하면 미국 경제 성장률이 매주 연율 0.05~0.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봤다.

고공행진하는 국제유가도 미 경제의 복병이다. 올해 여름 70달러대였던 브렌트유 가격은 최근 공급 부족 우려로 며칠간 90달러대로 치솟으면서, 심리적 저항선인 100달러마저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견인해 Fed의 긴축 기조를 더 오래 유지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EY파르테논의 그레고리 다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경제 성장률이 3분기 연율 3.5%에서 4분기에는 0.6%로 급격히 낮아질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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