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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흑인 소녀만 '쏙' 빼고 메달…제재하는 사람도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일랜드 체조협회(GI)가 주관한 대회에서 시상자가 흑인 소녀에게만 메달을 주지 않고 지나치고, 이후 협회가 사과도 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인종차별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인권운동가인 모하마드 사파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메달을 받지 못한 어린 흑인 소녀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며 “그녀에게 관심을 달라”는 글을 영상과 함께 올렸다.

이 영상에는 아일랜드의 어린 체조 선수들이 줄지어 메달 수여를 기다리는 중 시상자가 흑인 선수만 건너뛰는 모습이 나온다. 웃으면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던 흑인 선수는 시상자가 자신을 지나치자 다시 한번 쳐다보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렸지만, 결국 메달은 목에 걸리지 않았다. 당시 시상대 주변에는 사진 기사를 비롯해 다수의 사람이 있었음에도 바로잡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영상 속 선수 중 흑인은 해당 선수 한 명뿐이었다.

흑인 선수의 가족은 대회 직후 GI 측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한다. 그러나 제대로 된 사과는 받지 못했다. GI가 당시 사건을 사실상 시상자와 개인적인 분쟁으로 취급했다는 게 가족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사건 발생 1년이 넘어 SNS에서 관련 영상이 수백만회 조회가 되고 나서야 GI로부터 뒤늦게 사과 편지를 받았다. GI 측은 성명을 통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고의는 아니었다. 당시 관계자가 실수를 인지하자마자 즉시 이를 바로잡았다. 해당 선수가 경기장을 떠나기 전에 선수에게 메달을 수여하도록 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흑인 선수의 가족은 “그들의 사과는 1년이 훨씬 넘게 걸렸고,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이 사건에 혐오감을 느꼈다”며 “(성명은) 인종차별 문제를 다루지 않았기 때문에 쓸모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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