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행정안전부에서 초대 경찰국장을 지낸 김순호 경찰대학장의 과거 ‘프락치 의혹’과 관련한 군사안보지원사령부(전 국군보안사령부) 자료가 보도된 데 대해 경찰이 강제수사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대장 이충섭)은 김 학장의 대학 동기인 A씨의 자택, 차량, 휴대전화를 지난 1일 압수수색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주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언론 제보 경위 등도 조사했다.
김 학장은 지난해 7월 행정안전부 초대 경찰국장으로 발탁됐다. 하지만 김 학장이 과거 활동했던 노동운동단체(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 인노회) 회원들을 밀고한 뒤 경찰 대공 요원(경장 계급)으로 특채됐다는 이른바 프락치 의혹이 제기됐다. 김 학장이 잠적한 1989년 4월 이후, 인노회 회원들이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15명이 구속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 학장의 성균관대 동기인 A씨는 김 학장의 이같은 의혹을 언론에 제기한 인물 중 하나다.
이에 김 학장은 자신도 녹화사업의 피해자라며 진화위에 진실 규명을 신청했다. 또 프락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해 언론을 통해 공개된 김 학장의 존안자료에는 성균관대 주요 이념 서클의 동향보고가 자세히 담겨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학장에 대한 존안자료는 국가기록원,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볼 수 있는 만큼, 경찰은 해당 기관 소속 공무원이 문건을 유출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에 해당 기관에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이번 수사는 김 학장이 지난달 존안자료 언론 유출 경위를 조사해달라며 직접 고발장을 제출함에 따라 시작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공무상 기밀누설죄에 대한 수사로, 공무원이 수사 대상”이라고 밝혔다.